STX, 대우건설 인수 기대반 우려반
상태바
STX, 대우건설 인수 기대반 우려반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0.02.22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업계 기린아, 독배 마시고도 멀쩡할까?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조선업계의 기린아, STX그룹이 또 큰일을 낼 태세다. STX가 최근 M&A시장의 대어인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것. 사실 STX의 대우건설 인수설은 오래 전부터 여의도 증권가에서 공공연하게 나돌던 얘기였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항간에 떠도는 루머정도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STX는 지금까지 주력업종과 관련된 기업 인수에 더 열을 올렸기 때문. 불발로 끝나기는 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오일뱅크등 주업종과 연관된  기업을 인수하려했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레 이를 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을 나타내고 있다. STX가 또 한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별 시너지도 없는 대우건설을 인수해, 금호처럼 승자의 저주에나 걸리지 않을까하는 우려다.

M&A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강 회장은 최근 해외 플랜트사업의 성장으로 인해 건설부문 역량강화 차원에서 대우건설 인수에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TX 해외플랜트 사업 성장에 따른 건설부문 강화 차원등 분석 잇따라
업계 일각, 금호·한화처럼 ‘승자의 저주에 걸리지 않을까’ 우려 나타내 

조선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STX그룹이 최근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전은 STX의 참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국제강-미국 TR아메리카컨소시엄(TRAC)-STX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STX,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STX그룹은 1976년 쌍용중공업을 모태로 출발한 이후 쌍용그룹의 해체로 2001년 5월 강덕수 회장이 인수, STX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STX는 조선기자재-엔진-조선-해운물류로 이어지는 사업 로드맵의 틀을 갖추고 제 2의 창업을 선언한 후 2001년 STX엔파코 설립을 시작으로 STX조선(전 대동조선) 인수(2001년), STX중공업 설립(2004년), (주)STX 설립(2004년), STX팬오션(전 범양상선) 인수, STX건설 설립(2005년)등을 잇달아 설립·인수하면서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이어 2007년 10월에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노르웨이 아커야즈사를 인수해 사명을 STX유럽으로 변경함으로써 크루즈선, 특수선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했다.이처럼 STX의 일련의 성장과정을 보면 시너지가 큰 연관 산업 진출의 원칙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원칙과 다른 행보 왜?

그런데 최근 이런 원칙과는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TX가 M&A 시장에 재매물로 나온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내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며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측과 일정부분 협상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STX의 대우건설 인수 검토는 올 초 산업은행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 국내 건설업계 1위 건설사인 대우건설은 최근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극복을 위해 M&A시장에 다시 나왔다. 하지만 여러 악조건 때문인지 인수자로 선뜻 나서려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 혹여 승자의 저주에 걸려 금호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다. 고강도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승자의 저주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더구나 STX의 성장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동안 주업종과 관련된 기업 인수를 통해 성장을 해온 STX가 과연 대우건설을 인수를 한다고해서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낼 것인지도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업계 전반적으로 기대보다는 우려가 조금 더 앞선다. 이제 갓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STX가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큰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가 오히려 배탈이 나지 않을까해서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인수가 좋은 예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무리한 덩치 키우기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STX의 대우건설 인수는 독배를 마시는 것과 같은 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중히 검토해봐야 할 듯"

업계의 이같은 우려때문일까.  STX그룹측도 상당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이다. STX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 전화통화에서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제한 뒤, “산업은행측과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절차상 문제와 매수금액등에 대한 협의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확히 말해 현재까지는 내부검토 차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이어 “최근 해외 플랜트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건설부문에서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더 검토를 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이처럼 STX가 선뜻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할 의향을 속시원하게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기 때문. 먼저 대우건설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협상이 해결돼야 하고, 다른 기업들처럼 승자의 저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리스크 부담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등 첩첩산중이다.STX는 현재 산업은행 PEF의 대우건설 지분 50%+1주 매입 계획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향후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STX가 만일 SI로서 대우건설 지분 15%를 인수하려면 1조 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노조측의 분위기는 사뭇 심각하다. 김욱동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전체 3조 원의 인수금액 가운데 1조 원만 투자하면 STX그룹을 전략적투자자(SI)로 인정해 주겠다는 것 자체가 특혜고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STX의 대우건설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 주장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