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경총회장 ‘기업도 파업’ 발언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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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경총회장 ‘기업도 파업’ 발언 일파만파
  • 김경식 기자
  • 승인 2006.0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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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정치권 발끈 ‘대국민 협박이냐’ 비난
▲ 한국경총 이수영 회장
[매일일보=김경식 기자] “정치권이 노동계 편향으로 가면 기업도 파업할 수 있다” 는 이수영 한국경총 회장의 발언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10일 “대국민 협박”이라고 맹 비난했고, 열린 우리당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한나라당은 “새겨들어야 할 얘기”라고 공감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정치권이 노동계만 편향적으로 지원한다면 기업인들은 스트라이크(파업)에 나설 것이며, 기업인들의 파업이란 회사 문을 닫고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로 떠나버리는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 낸 바 있다.

이에 여야 각 당은 찬, 반 양론을 펴며 각양각색의 반응을 나타내 눈길을 끌고 있다.

열린 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주요 경제단체의 장이라면 회원사 입장도 생각해야겠지만, 좀 더 균형 있고 사려 깊은 입장이 필요하다”고 이 회장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그런가 하면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 심상정 의원
우 의원은 “돈만 벌 수 있다면 동포들의 삶은 어떻게 돼도 괜찮다는 협박”이라며 “세상이 자신들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 의원은 “노동계 또한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업하겠다는 것은 경영계 주장과 마찬가지로 국민에 대한 일종의 협박”이라고 노동계의 태도를 함께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국가와 민족에 봉사해야 할 기업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보따리 싸서 밖으로 나가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이 회장 발언에 유감을 드러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노동계에 편향된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보라” 며 “한마디로 가진 자의 오만이 극치에 달한 대국민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심 의원은 “기업은 투자와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키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착취와 탄압에 의지해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발상은 1970년대식 향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윤건영 수석정조위원장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대기업들이 외국에 나간다는 말은 없었는데,(대기업들의 주요 회원사인) 경총 회장의 발언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나 여당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기업들의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재원 기획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노동권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보장돼 있다”면서 “정부 정책이 반 기업적으로 가다 보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이 회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한편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노동계 역시 즉각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면 내수가 정상화돼 우리 경제를 더욱 건실하게 만들 수 있는데도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발언으로 대단히 우려스럽다” 면서 “기업인들도 이제는 한국경제를 거시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국가 경쟁력이 최대 화두로 부상되는 것을 빌미로 자본 측이 파업을 운운하며 협박을 하는 것은 분노를 넘어 개탄스러운 지경이다” 고 강하게 비난하며 “노사정 대화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발언”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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