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채무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1조2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자체 보유한 현금과 앞으로 들어올 계약 선수금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에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의 채무 규모가 1조2000억원이라고 보고했다.
애초 대우조선은 23일과 11월 말 각각 2000억원과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이를 자체 보유한 6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으로 넘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5000억원의 회사채 외에 220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과 운전자금 등으로 빌려 쓴 5000억 원가량의 빚을 연내에 갚아야 하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보유한 현금 규모를 넘어서는 부채여서 유동성 위기를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기업 운영자금으로 빌린 채무는 만기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회사채와 CP 등 7200억원 규모인데, 이것도 상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선 대우조선이 현금 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덴마크 머스크사에서 수주한 컨테이너선에 대한 7억 달러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통해 8000억 원가량의 현금이 새로 유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실사 기간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과 함께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실사 이후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방안으로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와 북미의 풍력부문 자회사 드윈드 등 해외 사업장을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지난해 1774억원의 손실을 봤고 올해 1분기에도 7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드윈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실사도 진행해 회사의 핵심 역량 제고 여부를 기준으로 처리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