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정부정책 개입 심해..경제지표 마사지 의혹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수년 전부터 제기돼 온 통계조작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증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는 데다 중국 정부의 증시대응은 '금융 공산주의'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8일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 2010년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선진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중국 증시는 다른 나라 증시와 달리 장중 급등락이 잦은 편이다.특히 최근 들어 하루 등락폭이 10%에 이르는 '널뛰기' 장세가 자주 펼쳐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하루사이 700억달러(약82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기도 했다.지난달 3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까지만 해도 5% 가까이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급등해 결국 5.53% 상승 마감했다.'검은 월요일'로 기록된 지난 27일에도 예상치 못한 폭락 장세에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2% 안팎의 하락세를 유지하던 증시가 막판에 폭락해 결국 8.48% 떨어졌다. 이 하락폭은 8년 5개월 만에 최대다.중국 주식시장이 장중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는 것은 당국의 정책 조치에 따라 투자심리가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전날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정부에 증시 지원을 거둬들일 것을 촉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주식시장이 (당국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지 시험 무대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상장사가 스스로 판단으로 무기한 매매를 정지할 수 있는 구조도 독특하다.
이달 초 중국 주식시장에서 폭락장이 펼쳐지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래를 중단한 기업은 상장기업의 절반가량인 1400개를 넘었다.노무라고쿠사이 증권의 류밍디(劉鳴鏑) 중국주식연구부장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거래를 중지해도 몇 시간 정도에 그치지만, 상하이와 선전시장에서는 무기한으로 매매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주가 폭락에 중국 정부가 과도한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금융 공산주의'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또 개입을 통한 주가 부양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정부가 이미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회의적인 평가도 나온다.전날 중국증시가 8% 넘는 폭락장세를 보이면서 월가에서는 당국의 노골적인 개입이 차익실현을 부추기며 시장을 더 뒤흔들었다고 지적했다.블룸버그는 중국 증시가 "더는 진정한 시장이 아닌, 정부 운영 시스템으로 전락했다"는 노골적인 비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여기에 경제지표마저 중국 당국이 마사지를 통해 실제보다 높게 발표한다는 의혹은 예전부터 나오고 있다.지난달 뉴욕타임스(NYT)는 지방정부 관료들이 전력회사에 수요 둔화 정도를 축소 보고하도록 강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이 매체는 기업 경영진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부 시와 지방정부 관리들은 생산량이나 기업 매출과 이익, 세수 등을 과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이같은 통계 조작은 정부 관료들이 양호한 경제성적을 보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중앙정부에서 승진이나 좌천, 전근 등의 명령이 내려오는 구조여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NYT는 전했다.전문가들은 이렇게 부정확한 통계로 중국의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1~2% 포인트씩 부풀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은 지난 수년간 중국의 통계담당자들이 호황일 때는 집계치를 낮추고, 경기 둔화 때는 과장 집계해 분기 성장률을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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