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중 가장 재밌는 경기 중 하나가 한일전이다. 일본 축구는 90년대 중반부터 성장을 시작해 현재는 한국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 됐다.다만 한국과 일본이 ‘경제 축구 대결’을 벌인다면 아직 한국이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 도입 이후 주가가 100% 오르고 1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춘(回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경제를 축구에 비유하면 아베 총리는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 같은 명장(名將)이 된 셈이다. 반면 박근혜 ‘감독’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또한 한국 경제 대표팀에 최경환 ‘코치’가 있다면 일본에는 아소 다로(부총리 겸 재무상) 코치가 있다.일본 경제의 ‘베스트 일레븐’을 증시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우선 최전방 공격수로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있다. 도요타는 이달 1일 기준으로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28조엔(약 270조원)에 달한다.또한 일본 경제의 양쪽 날개(레프트·라이트윙) 공격수로 미쓰비시와 소프트뱅크가 있다. 미드필더로는 금융사인 미쓰이스미토모그룹과 자동차 등을 만드는 혼다, 유니클로 브랜드로 유명한 의류전문업체 패스트리테일링, 금융사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있다.또한 수비수로는 일본전신전화, 통신업체 NTT도코모, 담배회사 JT가 있고 골키퍼는 통신업체 KDDI가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 경제의 ‘베스트 일레븐’ 중 도요타에 맞서는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는 단연 삼성전자다. 지난 13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168조원 정도였다.한국 경제의 양쪽 날개(레프트·라이트윙) 공격수는 현대차와 SK하이닉스다. 미드필더로는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삼성SDS, SK텔레콤이 있다.또한 수비수로는 신한지주, 삼성생명, 기아차가 있으며 골키퍼로는 한국전력이 있다.일본 경제의 강점은 막강한 제조업 파워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저력은 일본인들이 가진 한 가지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관습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대표적 분야가 오늘날 일본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다.두 번째 강점은 인구가 1억3000만명에 가까워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시장이 크면 다양한 시장과 기업들이 내수를 토대로 발전할 수 있다.그러나 일본 경제에도 약점은 있다. 근본적으로 저 출산 고령화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고 막강한 일본 제조업도 중국 등 경쟁국가에게 따라잡힐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금융 산업 경쟁력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문제점에 대해 일본의 부정적인 면을 이어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한국 경제도 강점이 있다. 그것은 여전히 역동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이 세계 도처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일본처럼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지 못한 한국은 수출 시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