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사업비 22~32%, 일반 상품의 2배 이상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연금형 종신보험이 출시 이후 폭발적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불완전 판매 등 문제점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기존 종신보험의 유지율을 살펴볼 때 연금을 받는 시점에서 남아있는 가입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뉴 종신보험’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2만3000여건 판매됐다.신한생명의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도 출시 이후 판매건수가 1만건으로 훌쩍 넘으면서 다른 종신보험 판매 총합 3500건의 3배에 이르는 수치를 기록했다.먼저 시장에 뛰어든 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자 중소형 보험사들도 뒤이어 비슷한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KDB생명의 ‘무배당 U-Choice 종신보험’, 미래에셋생명의 ‘변액종신보험Ⅱ 인생은 교향악입니다’, 농협생명의 ‘내맘 같이 NH유니버셜 종신보험’ 등 기존에 있던 상품을 재편한 경우도 있다.이처럼 연금형 종신보험의 인기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일반 연금상품보다 보험사가 가져가는 사업비는 많고 연금 수령액은 적은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금으로 전환 가능한 종신보험은 보험사가 사업비로 떼 가는 비율이 저축성보험보다 사업비가 3배가량 높다.종신보험의 경우 설계사 수당을 포함한 사업비의 비중이 높아 보험금 지급을 위한 적립금이 연금보험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이들 상품은 종신과 연금을 혼합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사업비는 연금보험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반면 사망보험금 일부를 연금 형태로 전환 시, 일반 연금보험보다 수령액이 적다. 종신보험의 경우 위험보험료, 사업비가 일반연금보험보다 높기 때문이다.종신보험은 유지기간이 장기 상품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이 염두 할 필요가 있다.보험업계에 따르면 연금은 7년, 종신보험의 경우 20년을 가입해야만 원금에 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종신보험 가입자들의 10~20년 사이 보험계약 유지율은 20% 내외로, 10년납, 20년납 등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탈하는 가입자가 많다.보험개발원에 의하면 종신보험 상품의 5년 이상 유지율은 지난 2011년 47.9%, 2012년 47.3%, 2013년 39.6%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따라서 가입 중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보장금액을 감액하거나 보장기간을 축소하는 것도 방법이다.생보사 관계자는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의 상품 구조가 다른데 두 가지를 섞어서 판매한다면 시장에 혼돈이 올 것”이라며 “이에 대한 설명이 명확히 이뤄진 후 판매돼야 한다”고 전했다.이어 “연금을 목적으로 하면 연금을, 사망보험금을 목적으로 하면 종신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종신보험은 유지기간이 장기이므로 가입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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