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론 증가세에도 대세는 ‘동결’...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높아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결정할 9월 기준금리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들은 수출이 급속히 감소하는 등 경제가 예상보다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는 올 3월과 6월에 기준금리를 연 0.2%포인트씩 하향 조정했으나 지난 7월과 8월에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이런 상황에서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금리 인하론이 힘을 얻고 있다.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9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하 시 환율상승 위험은 피할 수 없으나 아직은 용인 가능한 수준에 있다”고 진단했다.ANZ은행의 레이먼드 융 이코노미스트와 BNP파리바의 마크 월튼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이 이달 혹은 연내 선제적 조처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28일 만찬 회동을 가졌다는 점 역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 최 부총리와 이 총재의 회동 후 한은이 평소 시장에 보내던 신호와는 무관하게 기준금리가 인하됐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보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 개선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시장금리의 하향 안정 추세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시장의 대세는 여전히 동결론에 기울어 있다. 경기 부진이나 저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큰데다 가계부채 문제 역시 심각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미 사상 최저치인 연 1.5%로 떨어진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경우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박종훈 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원들은 그간 가계부채 증가세와 주택 가격,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 왔다”며 한은이 오는 11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이어 “지난 8월에도 수출은 금액이 아닌 수출량(volume)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3% 늘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출량이 11% 감소한 것과 비견된다”며 “한은은 금리인하에 앞서 지금까지 단행한 금리인하와 정부 재정 확대의 영향을 관찰하고 더 많은 경제지표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채권업계 역시 9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5년도 9월 채권시장 지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채권시장 종사자 중 95.7%가 9월 금통위에서 현 기준금리(1.50%)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금투협 측은 “수출 감소 및 내수 침체에 따른 국내 경기둔화 우려와 저물가 우려 등 금리 인하 기대 요인이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 문제와 자본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인해 한국은행이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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