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 역대 최대…“저금리·주택거래 호조 영향”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8월 들어서도 증가 속도를 늦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1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09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7조8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증가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의 증가 규모다.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증가액은 지난달(7조3000억원)보다도 오히려 커졌다.은행권 가계대출 증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이뤄졌다.8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1000억원(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전달(6조4000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78%를 차지했다.한국은행은 “낮은 대출금리 수준과 활발한 주택거래 영향으로 8월 주택담보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실제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2006∼2014년 8월 평균거래량인 4800가 구의 2배를 넘는 1만600가구를 기록했다.지난해 8월 이후 네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도 2%대로 떨어진 상태다.
8월에는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여름 휴가철 자금수요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1조7000억원 증가했다. 7월 증가액인 9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6조원 늘어 7월(4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중소기업대출은 7월 5조원 증가에 이어 8월에도 5조3000억원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이는 법인세 납부를 위한 기업의 대출수요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영향이 컸다.8월 한 달간 개인사업자 대출은 3조3000억원 늘어 전달(3조7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대기업대출은 일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확대로 7월 3000억원 감소에서 8월에는 7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한편, 은행의 수신 잔액은 8월 말 현재 1338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4조4000억원 증가했다.8월 말 일부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으로 청약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일별 변동폭이 큰 수시입출식예금의 잔액이 7월 말 대비 12조4000억원 늘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8월 중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액은 1조7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7월(13조9000억원)보다 감소했다.주식형펀드(2조1000억원)나 채권형펀드(1조1000억원)는 잔액이 늘었으나, 머니마켓펀드(MMF)가 금융권의 단기자금 인출로 잔액이 3조8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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