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올 2분기(4~6월) 국내 대기업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조선업 부진 여파가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원자재 수입 가격이 하락한 효과로 기업의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는 다소 개선됐다.
22일 한국은행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1만6000여곳 가운데 3065곳을 표본조사해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보면 조사대상 법인의 2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이 4.7%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매출 감소는 내수 위주인 중소기업보다는 수출 위주인 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대기업 매출은 1분기보다 감소율(-5.5%→-5.7%)이 커졌으나 중소기업 매출은 1분기 감소(-0.6%)에서 2분기 증가세(2.0%)로 돌아섰다.
특히 대기업 중 제조업은 2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5% 줄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박성빈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석유, 가스, 철광석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수출가격 하락을 불러오면서 수출 대기업의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15.9%), 금속제품(-6.6%), 전기가스(-11.4%)의 2분기 매출액 감소가 컸다. 모두 원자재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에 반영된 영향이다.
이밖에 엔화 약세와 중국의 경기부진 여파로 기계·전기전자(-3.6%) 매출이 부진했다.
조선업황 악화로 운송장비(-3.7%) 매출도 하락했다.
원자재 값 하락이 기업의 매출액을 떨어뜨렸지만 수익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분기 4.8%에서 2분기 5.6%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개선폭은 중소기업(6.7%→6.8%)보다 대기업(4.3%→5.3%)이 더 컸다.
수익성 호전으로 기업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1분기 105.7%에서 2분기 104.2%로 떨어졌고, 차입금의존도((차입금+회사채)/총자산) 역시 1분기 27.0%에서 2분기 26.9%로 하락했다.
부채비율 개선은 대기업(98.0%→96.4%)과 중소기업(153.5%→152.1%)에서 모두 나타났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수익성 개선과 금리 인하 여파로 1분기 356.23%에서 2분기 426.43%로 크게 개선됐다.
올 2분기 기업의 총자산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