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적극 협조 의혹
안철수, 상대적 박탈감‧삼성에 포획된 국가 현실 자성 촉구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면서 삼성가에 7900억원 혜택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안철수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노원병)은 5일 전주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家)는 삼성전자 등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시켜줬을 뿐만 아니라 1대 0.35라는 합병비율에 일조함으로써 적정 합병비율인 1대 0.46(국민연금공단 자체 추산)으로 합병됐을 때 대비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3.02%p 더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지난 10월 1일 종가 기준으로 7900억 원에 상당한다고 밝혔다.안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7월17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는 훼손된 반면 이재용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삼성가(家)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번 합병의 본질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라고 규정하고, 그 과정에 2,000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이 연기금의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는 세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첫째,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5월 26일 합병계약 체결 이전 한 달 동안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삼성물산 주가 하락에 일조(18 거래일 중 15일 매도)했고, 그 결과 1대 0.35라는 낮은 비율로 합병이 성사되어 결과적으로 삼성가(家)에 7900억 원의 혜택을 안겨줬다는 것이다.현행 자본시장법 상 합병비율은 합병에 관한 이사회결의 직전 최근 1개월의 평균종가, 1주일 평균종가, 전일 종가를 산술평균하여 산정한다. 그런데 시장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은 한 달 동안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삼성물산의 전반적인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결국 합병비율은 1대 0.35로 결정됐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家)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율 34.98%를 보유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이 자체적으로 적정 합병비율이라고 추산한 1대 0.46으로 합병되었다면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가(家)의 지분율은 3.02%p 떨어진 31.36%에 그쳤을 것이다. 낮은 합병비율로 인해 삼성가(家)가 7900억 원(2015. 10. 1. 종가 기준)의 혜택을 본 셈이다.안철수, 상대적 박탈감‧삼성에 포획된 국가 현실 자성 촉구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