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선택 놓고 평가 엇갈려…KB투자증권 중심 역량 강화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KB금융그룹이 KDB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했다. 이로써 올해 인수를 마무리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제외하고 앞선 4차례 시도에서 고배를 마셨다. KB금융은 우선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다른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추진 당시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으나 론스타의 ‘먹튀’ 논란과 감사원 조사, 검찰 수사 등이 잇따르자 인수를 포기했다.2011년에는 민영화가 추진된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으나 ‘메가뱅크’ 논란 등 금융권 안팎의 반대여론에 밀려 M&A 카드를 접었다. 2012년에는 경영진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인수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2013년 말에는 우리금융지주가 내놓은 우리투자증권 입찰에서 농협금융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하던 KB금융은 지난해 ‘윤종규호’ 출범 후 LIG손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번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다시 쓴잔을 들었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국 라이벌을 제칠만한 ‘통큰’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로써 메가 증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을 일궈놓겠다는 그의 꿈은 일장춘몽이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인수가로 2조1000억원 이하를 적어낸 반면에 승자로 결정된 미래에셋은 이보다 3000억원 이상 많은 2조4500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인수가 불발되면서 그동안 굳건했던 윤 회장의 리더십에 어느 정도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회장은 이번 인수작전을 위해 SGI서울보증의 김옥찬 사장을 KB금융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고,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