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국내 은행 부실채권이 31조원 이상 쌓이면서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1조3000억원 증가한 3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이같은 부실채권 규모는 2001년 3월말 38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15년만에 최대다.전체 여신에 대한 부실채권비율은 1.87%로 지난해말 1.80%에 비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ㆍ지난해 말), 일본(1.53%ㆍ지난해 9월 말)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부실채권은 대기업여신 위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기업 부실채권은 올해 3월 말 29조2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3.3%를 차지했으며, 부실채권비율도 2.67%를 나타냈다. 2014년 말 2.09%에서 지난해 말 2.56%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다.특히 대기업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지난해 말보다 0.31%포인트 높아졌다.반면 중소기업은 1.61%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조선과 해운이 각각 12.03%, 11.43%로 10%가 넘는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냈고, 건설도 4.27%의 비율을 기록했다.은행별로 보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았으며 수출입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3.35%, 2.15%로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 1%대 안팎을 나타냈다.그러나 조선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다른 취약업종까지 확산되면 시중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다.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여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재용 금감원 특수은행국 부국장은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은행권 부실채권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며 “자산건전성 분류를 통한 적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에 비하면 가계와 신용카드 부실채권비율은 양호한 편이다. 올해 3월 말 가계 부실채권은 2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000억원 늘었고,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2000억원으로 변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