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펀드 조성해 지원키로 합의…실업대책 주목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조선·해운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관건인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이 확정돼 정부 발표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7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실무협의회 논의 등을 통해 자본확충펀드 조성을 비롯한 세부사항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돼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확충 TF는 한은이 기업은행에 대출하고 기업은행이 산업·수출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등을 매입해 펀드를 구성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파악된다.기재부와 한은·금융위·금감원이 참여한 TF 회의에선 펀드 조성의 걸림돌로 거론됐던 한은의 대출금 담보설정 요구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해결한다는데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정부는 8일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논의하고 실업대책을 포함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한은도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다만 자본확충펀드 전체의 5%에 달하는 신보의 보증재원 마련계획이 미정인 상황인데, 2009년 시중은행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본확충펀드 조성 당시엔 한은이 신보를 지원한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은행 자본확충 규모는 최저 5조원에서 최대 20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제각각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기재부의 직접출자 여부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더불어 정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려되는 대량 실업사태에 대비해 조선·해운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및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예상대로 특별고용지원 대상에 선정될 경우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 및 휴직조치를 실시하면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고용유지 지원금으로 지원해준다.최장 180일까지 근로자가 받게 되는 수당은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1일 근로자 1명당 4만3000원까지 지급되며 지원기간 만료이후 1개월 안에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돼있다.생계유지를 위한 실업급여 지급도 확대 적용돼 종전 최단 90일에서 240일까지 실업급여 지급기간이 120일에서 270일까지 늘어나고, 기존 평균임금의 50%에서 60% 수준까지 인상된다.이번 합의안 도출은 정부가 재정지출의 한계를 들어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어렵다던 입장에서 선회, 합의했고 한은도 손실 최소화 원칙을 고수해온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정부는 빠르면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 논의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며, 당장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을 위한 실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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