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지연 등 리스크 줄어 경기부양 우선 고려
[매일일보]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관련 안건을 처리하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시기가 미뤄져 대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가운데 열려 주목된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여건이 소비와 투자, 수출 부진 등으로 반등기미를 보였던 경기가 또다시 침체국면으로 접어들어 추가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향후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여파가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악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해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다만 대외변수 중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시점이 고용지표 악화로 수개월 뒤로 미뤄진 점이 한은의 금리결정에 어떻게 작용할 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상에 앞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기를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시간 14∼15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5∼16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23일 영국 브렉시트(Brexit) 결정투표 등이 줄줄이 예정돼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이는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금리차가 줄어, 외국인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하게 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세를 보였던 전례에 비춰 한은이 위험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따라서 금융시장 안팎에선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소수 의견이라도 향후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시그널’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을 예상하고 있지만 소수의견 개진을 통해 향후 인하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은 총재도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 시행의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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