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부실기관 본격 구조조정…민간 개방해 경쟁도입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정부가 14일 발표한 에너지 등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의 핵심은 독과점에 따른 비효율성 제거와 민간 개방을 통한 경쟁체제 도입이다.이는 초기 투자비용이 큰 중후장대 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독점 현상에도 불구, 정부가 현행 독과점이 고착화돼 향후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정부는 독과점 시장에 따른 폐해와 공공기관 경영부실의 누적으로 기능 조정과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중복기능을 통폐합하고 시장성이 있는 부분은 민간에 개방키로 했다.따라서 모두 3500명에 달하는 기존인력이 재배치 또는 보직전환, 감원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이를 통해 조직의 효율성 제고와 서비스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능조정에 다른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 등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경영 정상화를 추진, 1단계로 2014년 공공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을 해소해 24조원의 부채와 5년간 소요되는 1조원의 복리후생 예산을 절감했다.
작년부터 시작된 정상화 2단계 계획은 불필요한 기능을 축소하고 필요한 기능을 보완해 공공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기능조정에 포커스가 맞춰졌다.기능조정의 틀은 중복기능의 통폐합과 민간부문과 경합하는 경우 규제를 완화해 개방한다는 것으로 SOC(사회간접자본)와 농림·수산, 문화·예술 등 3대 분야 87개 기관에 우선 적용됐다.정부는 작년 4월 녹색사업단 해체를 포함해 4개 기관을 통폐합하고 52곳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정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화물역 47곳을 폐쇄하고 한국주택토지공사(LH) 중대형주택 분양사업을 중단하는 동시에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 업무를 민간으로 이관하도록 했다.이 과정에서 5700명의 인력 재비치가 이뤄졌고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성이 향상되고 7조6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합리적으로 재조정된 것으로 추산됐다.핫이슈인 에너지·환경·교육분야 기능조정 방안은 5개 공공기관의 통폐합이 예고됐고 2곳은 구조조정, 29개 기관의 유사·중복기능이 조정되고 비핵심업무를 축소하는 작업이 진행된다.정부 관계자는 “자산규모 255조원에 부채가 170조원에 달하는 공공기관 중 자산과 부채가 큰 기관 27곳이 집중된 에너지 분야는 독과점 구조와 누적부실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기능조정 추진배경을 설명했다.그는 이어 “사회적 편익에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 한전의 전력판매와 가스공사의 도입·도매, 한전KPS의 발전 정비 등은 단계적인 민간 개방대상으로 선정됐다”고 강조했다.석탄산업의 경우 규모를 축소해 작년말 기준 부채가 1조6000억원에 달하고 연간 6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석탄공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대표적이다.광물자원공사 역시 무리한 투자와 해당자원 가격의 하락으로 부채비율이 2007년 103%에서 지난해 6905%까지 급증해 구조조정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한편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교육부 등 주무 부처가 내달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하면 오는 8월부터 주기적으로 기능조정 추진실적을 점검키로 했다.정부는 또 올 하반기 이후 보건·의료, 산업진흥, 정책금융 등 나머지 공공기관 기능조정에 나서 내년 상반기 모든 분야의 추진방안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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