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5일 부터 오는 9월 4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과 함께 특별전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의 소장품 230여건을 중심으로 기원전 2천년경의 청동기 유적에서 부터 기원후 1-3세기의 도시 유적에 이르기 까지 고대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조망하는 전시다.
토착적 요소와 외래적 요소가 융합하여 탄생한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문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지역의 문화 연구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1부 테페 푸롤, 2부 아이 하눔, 3부 틸리야 테페, 4부 베그람 등 시기와 유적 중심으로 네 부분으로 구성하여, 각 유적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을 시기별로 살펴본다.
<1부 테페 푸롤> 1부는 기원전 2천년 경 청동기 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테페 푸롤 지역의 황금 문화재를 소개한다.
아프가니스탄 동북부에 위치한 테페 푸롤은 비옥한 경작지와 청금석 교역 등으로 일찍부터 경제적 번영을 이루었던 지역이다. 이곳의 문화재들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나 인더스 문명과의 본격적인 교류를 해왔던 곳이다.
<2부 아이 하눔> 2부에서는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중앙아시아에 세워진 도시 유적 ‘아이 하눔’ 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신전, 궁전, 경기장, 도서관, 반원형 극장 등 그리스 도시들의 특징뿐만 아니라 그리스어 문자나 신화의 내용도 발견됐다. 또한 도시 곳곳에서 보이는 서아시아의 문화 흔적에서 이 지역이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가 혼합된 헬레니즘 문화의 주요 근거지였음을 살펴볼 수 있다.
<3부 틸리야 테페>3부에는 ‘황금의 언덕’이라는 의미의 틸리야 테페 유적을 소개한다. 이 유적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유목민 지배층 혹은 사제(司祭)로 추정되는 6기의 무덤이다. ‘박트리아의 황금’으로 상징되는 화려한 부장품들은 정교한 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미술양식을 선보인다.특히 6호묘에서 발견한 금관은 신라의 금관을 떠올리게 하는 매우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다. 그리스, 로마, 중국, 인도, 스키타이-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유라시아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박트리아 유목민의 광범한 교역 활동과 국제성을 조망할 수 있다.<4부 베그람> 4부는 쿠샨 왕조의 여름수도로서 번영했던 베그람 유적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1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유리기(琉璃器), 청동기, 석고품(石膏粉品), 칠기(漆器) 등 다채로운 문화유산이 출토됐다. 이들은 각각 인도, 로마, 그리스, 이집트, 중국 등의 영향을 보여준다. 실크로드와 해상무역으로 번영했던 도시의 모습에서 당시 활발했던 동서 문물 교류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재들은 목숨을 걸고 지켜낸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보물을 지키기 위해 금고의 열쇠를 지닌 채, 비밀리에 살아야 했던 “열쇠지기”들의 이야기는 지역과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가 끝난뒤 오는 9월 27일부터 11월 27일 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