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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얼마 전 국회, 언론이 협치라는 용어를 가지고 난리법석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대두된 협치라는 단어가 16년이 흐른 지금 우리사회에서 왁자지껄한 것일까?그렇다면 협치는 무슨 뜻이고 어디에서 처음 사용된 것일까? 일본학자들이 거버넌스를 ‘협치(협력적통치의 준말)’로 해석 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일방적인 통치를 해왔는데 과거에는 거버넌스가 통치라는 말로 설명돼 왔다.협치는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해석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편적으로 개념을 3가지 정도로 설명하고 있는데 정부 일방의 통치가 아닌 참여와 자율, 분권과 협력, 공동의 의무와 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국가운영을 뜻하고 있다.이는 어느 한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 국가를 운영해 나가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으로 행정부의 역할이 이제는 상당히 많은 축소를 가져 오고 있는데 그만큼 사회가 다양화 다변화됐기 때문이다.다양해진 사회를 정부가 모두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조직이 거대화 될 수밖에 없는데 이렇다 보니 공무원 수도 많아지고, 정부예산도 증가하게 된다.그래서 행정국가가 되는 것이고 행정부가 국민위에 군림하게 됐던 것이다. 행정부의 사회에 대한 관심을 줄여 나가고 그 관심을 시민과 민간에게 돌려주라는 것이 80~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행정개혁의 주류를 이뤘다.이러한 주류 속에서 탄생한 것이 거버넌스이론이다. 거버넌스이론의 핵심은 참여와 자율, 분권과 협력, 공동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렇게 국가를 운영해 나가라는 것이다.지금까지 행정부가 모두 이끌어 왔지만 거버넌스 체제 하에서의 행정부는 기능과 역할을 나눠 주자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운영을 다양한 주체들이 공동으로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협력하면서 나가겠다는 것이 거버넌스의 개념이다.우리들이 조상들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것은 현대 행정의 연원을 찾아내고 여러 정책의 원인요소를 밝히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도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전개될 미래의 행정 모습을 알기 위하여 오랜 과거로부터 진행되고 있는 행정의 법칙성, 예외성을 찾으려는 것이다. 정치가는 물론 우리 모두가 관련분야의 역사를 알아야만 올바른 이해와 처방을 할 수 있다고 보인다. 이는 과거의 정책결정 과정을 통해 오늘을 반성하면서 현대에 맞는 미래지향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조선왕조가 건국돼 경국대전을 반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93년이다. 또 경국대전을 반포한 후 속대전을 반포하는데엔 260년이라는 장구한 시간이 필요했다. 이와 같이 법전을 편찬하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일까?조선은 유교정치 이념에 따라 권력의 독점을 막으면서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이루는 통치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의정부와 6조 중심의 통치체제가 마련됐다.의정부는 재상들의 합의로 운영되는 최고의 정무기구였으며 6조는 국가의 주요행정을 담당했는데 그 아래 여러 관청을 두고 업무를 나눠 맡게 해 행정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또 3사는 언론 담당기구로서 그 기능이 크게 강화돼 권력의 독점과 부정을 방지하려는 조선시대 정치 거버넌스였던 것이다.대한민국은 어떤가? 지난 1945년에 해방돼 3년 만인 1947년에 헌법을 공포해 70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의 헌법과 조선의 경국대전과의 차이점이 분명해진다.대한민국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임기 중에 문제가 대두되면 우선 정부 조직법을 자주 바꾸곤 한다. 이는 법의 원칙과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애기가 이닐까 한다.조선이 5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앞에서 서술한 것과 6조 3사 등의 관청 명칭이 500여년 동안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정치의 멋이고 거버넌스가 제대로 구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어느 시대이거나 문화는 사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상은 곧 사회의 보편적 사고로 고착되면서 이념화 돼 민족의 정체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일반적으로 사회구성원 전체의 사상이나 이념도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지도자(지배자, 리더)와 지도자 집단이 갖는 사상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기 때문에 더욱더 중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