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한국 여성의 교육수준이나 가정 경제력은 다른 아시아 태평양 지역보다 높지만 실제 사회 진출은 아·태 지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마스터카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여성의 경제·경영 분야 참여도를 척도로 수치화한 ‘여성 기업가 지수’를 3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46.2점으로 아태지역 중 9위를 기록했다.아태지역에서 여성이 기업을 경영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는 뉴질랜드(53.9점)가 선정됐으며, 호주(51.7점)와 태국(50.9점)이 그 뒤를 이었다.지수는 노동 참여율과 정치 참여율, 경영자 비율 등 5가지 사회 진출 지표와 중등 교육률, 고등 교육률, 현금카드 소지율, 가정 경제력 등 환경적 요인을 종합했다.마스터카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은 기업가로 성장하기 유리한 환경 요인을 갖추고 있음에도 실제 사회 진출도와 기업가 정신 수준은 아태지역 평균에 못 미쳤다.한국 여성의 가정 경제력과 고등 교육기관 진학률은 아태지역 내 순위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할 만큼 높았으나, 정작 여성의 노동 참여율과 경영자 비율은 각각 12위와 14위로 아태지역 중 하위권에 위치했다.
조사에 따르면 홍콩, 대만, 한국의 여성들은 모두 교육, 경제적 수준이 타 아태지역 국가에 비해 높았지만 이러한 환경적 이점이 실제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젯 탄(Georgette Tan) 마스터카드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수석 부사장은 “우리 모두는 사회 경제적 발전에 있어 여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충분히 인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특히 신흥시장에서는 여성의 경제적 참여 확대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중추적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실질적인 경제활동 참여 확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 관습 속에 뿌리 깊게 박힌 전통적이고 구시대적인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우리는 여성 기업가들의 성공 스토리를 발굴해 공유하고 꿈을 가진 기업가들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비영리단체, 지역사회, 기업의 일치된 협력과, 기업가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리스크를 수용하는 여성들이 자기 확신과 추진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마스터카드는 전세계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활동 중 하나로 매년 여성과 청년의 기업 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 인스파이어’를 개최하고 있다.아울러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양성평등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UN여성기구의 ‘히포쉬(HeForShe)’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