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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병무청장 임재하] 출근길 라디오를 듣자니,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본질은 ‘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보는 인간관이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생각하는 인간)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더 어울리는 개념이라고 한다. 변화하는 시대와 환경, 그리고 창조적 유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을 흔들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 융합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사회의 모든 부문, 심지어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큰 변화다. 변화의 파도 앞에 좌초하지 않고 그 흐름을 잘 타려면, 공직사회에도 철학과 가치중심이 필요하다. 아이디어와 기술 융합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정신은 공공 영역에서 정부3.0으로 구현된다.정부3.0을 추진하는 것은 지식정보사회로 전환함에 따라 정부와 국민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민의 관계가 일방향 관계에서 협력 관계로 변화하고, 모바일과 SNS 등의 확산에 따라 정책에 대한 참여와 투명성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식과 기술의 융․복합 혁명은 다양한 정책 문제의 해결과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좋은 수단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정부3.0 패러다임은 기존과는 다른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요구한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정부3.0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을까?첫째, ‘작은 일에서 시작하라’이다.정부3.0은 추상적인 개념이라 접근이 어렵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세상의 어려운 일은 모두 쉬운 일에서 비롯되고,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라고 했다. 다이어트나 금연 같은 개인적 습관에서부터 조직의 혁신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면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해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어려운 일을 해내려면 쉽게 시작해야 하고, 큰 일을 이루고 싶다면 작게 시작해야 한다.둘째, ‘공유하고 연결하라’이다. Bernard Shaw는 두 사람이 각자 가진 사과를 나눈다면 다르긴 하나 여전히 하나의 사과를 가지게 되지만, 각자 가진 아이디어를 나눈다면 두 개의 아이디어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 심지어 일상적인 이야기들까지 함께 버무려 집단지성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셋째, ‘유희로 창조하라’이다.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창조적 기업들은 인간의 놀이 본능을 기업의 운영 방식에 적용함으로써, 아이디어와 소통이 충만한 업무환경 속에서 업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디자인적이고 유희적인 요소를 중시하며, 어린아이가 세계를 바라보듯 감동과 유희는 위대한 창조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병무청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양한 정부3.0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일방적인 정보제공 툴이 아닌, 개인 병역사항에 특화된 맞춤 홈페이지인 ‘나만의 홈페이지’, 고용노동부와 협업하여 기술훈련과 군 복무 그리고 취업을 연계시켜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취업맞춤특기병’이 대표적인 정부3.0 추진사례다.한편 필자가 재직하는 부산병무청에서는 지난 9월 ‘Enjoy 정부3.0’이라는 표어 아래 ‘소통&공감 정부3.0 페스티발’을 개최했다. 정부3.0 특강, 정부3.0 퀴즈대회, 아이디어 경진대회, 스마트팀 사례 발표, 나의 정부3.0 다짐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3.0 기반 변화와 실천 의지를 구체화하고 그 가치를 대외적으로 확산했다.특히 페스티발의 하이라이트인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는 정책자문위원, 관계 부처 정부3.0 담당 등 외부위원이 참석하여 직원들의 정부3.0 아이디어를 심사했다. 수요자 중심 원스톱 서비스인 ‘사통팔달 민원실’과 병역이행자에 대한 혜택을 모아서 알려 주는 ‘원클릭 군경력 혜택 알리미 서비스’ 등 국민 편익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이렇듯 시대의 흐름을 읽고, 정부3.0 과정 그 자체를 즐기면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깨어 있는 창조융합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부산병무청은 ‘국민의 행복‘이라는 정부3.0 가치와 철학 아래 변화와 혁신을 거듭할 것이며, 전 직원의 상상력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정부3.0 시대를 열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