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박원순〉문국현…고건 ‘대타’로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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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박원순〉문국현…고건 ‘대타’로 모락모락?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1.24 2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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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포스트 고건 누구야?’ 연일 질문…당사자들 “나는 정치 관심 없어”

그동안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군에 속했던 고건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포스트 고건은 누구냐’로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인들의 부인’ 속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예비후보’들에 대한 관심의 기류가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형성되고 있고, 이들이 향후 출마와 관련한 ‘깜짝 선언’을 할지가 2007 대선국면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포스트 고건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총 3명이다.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천정배 의원 등 기존 주자들이 ‘대안 인물’로 존재하긴 하지만, 1~3%의 지지율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라 줄곧 ‘고건’을 ‘대안’으로 거론해왔는데 사태가 여의치 않게 되자 당 바깥으로 시각을 돌릴 수밖에 없는 다소 절박한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이 ‘바깥 인물’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또 다른 이유는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상당수의 유권자가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상대진영쪽으로 움직였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때문으로 현재의 상황추이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특히 고건을 중심으로 한 통합신당 완성, 이후 대선 승리라는 나름대로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감에 따라 여권의 ‘야심작’이었던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는 병뚜껑을 따기도 전에 김이 새버린 터라 국민의 관심을 순식간에 집중시킬 필요성이 있는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신선하고 흥행성 있는 외부인사들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가 됐다.정운찬, 박원순, 문국현 등 포스트 고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은 그동안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행보를 유지했지만, 고건처럼 상대적으로 참신한 이미지를 유지해 왔던터라 비정치권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인물’로 주목받아 왔다. 그래서 고 전 총리가 갑작스럽게 출마포기를 선언은 이들이 “정치권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정운찬 “마음이 아프긴 한데…”

고 전 총리의 ‘대안’으로 가장 부각되는 인물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정 전 총장은 그러나 늘상 그래왔듯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최근 “고 전 총리의 출마 포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하지만 그것이 내 정치적 입장을 바꾸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정치적으로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달 초 기자들에게도 “대통령에 관심이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정운찬 전 총장을 대선 승리로 갈 수 있는 ‘훌륭한 상품’으로 언급하고 있고, 나름대로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야파의 한 초선 의원은 얼마 전 “최근 정 전 총장을 접촉해 보니,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는데, 이에 따라 정 전 총장에 대한 여권의 공들이기는 앞으로 눈에 띄게 빈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열린우리당이 ‘결단’을 내심 바라고 있는 또 다른 인물인 문국현 사장 역시 외견상 ‘정치 참여’는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2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한국 사회의 창조적 미래를 위한 구상’ 시국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시민?사회 단체들과 활발하게 접촉을 하고 있어 여권의 ‘표적’이 되고 있다.

문국현, 박원순 “후보에서 빼달라”

실제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창조한국 미래구상’(가칭)은 진보·개혁세력 일부가 펼치기로 한 새로운 형태의 정치운동으로 문국현 사장이 참여하고 있고, 이 모임은 2월 중 정식 출범을 알리고 조직화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달 초 공개적으로 정계 진출과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천명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역시 여권이 필요로 하는 ‘뉴페이스’다. 시민운동의 대표적 인물이고 영남 출신(경남 창녕)이기 때문. 그러나 그 또한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정치는 전혀 관심이 없고, 특정 정당 후보로 논의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당황스럽다”고 말하며 ‘제3후보’ 대열에서 빼주길 기대하는 눈치다.상황이 이렇자 정치권 바깥만 바라보는 움직임에 대해 당내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치 프로’인 고 전 총리가 “기존 정당의 벽이 높아 현실정치의 한계를 느꼈다”며 중도에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정치 아마추어’인 학자와 시민운동가들을 집권여당이 후보로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들이 영입될 경우 고 전 총리와 똑같은 길을 걷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 “고건과 똑같은 길 되풀이” 불만

이런 까닭에 열린우리당 내에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 등 기존의 여권인사들이 어느날 갑자기 ‘고건의 대타’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지만 낙관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또한 “정치에 뜻이 없다”고 합창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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