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28일 소상공인연합회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문 조사기관인 리서치랩에 의뢰해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발표한 ‘청탁금지법 시행 전후 소상공인(소기업) 경영 실태 2차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청탁금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3개월 이후인 지난해 12월 매출액은 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9월 대비 5% 감소했고 6개월 후인 지난 3월에는 8.4% 하락했다.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소상공인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7.9% 감소하다가 0.3% 올라 상승 반전했고 소기업의 경우 0.7% 감소 이후 11.3% 하락해 하락 폭이 확대됐다.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7.3% 감소 이후 16.3% 하락으로 감소세가 증가됐다.소비자 수도 같은 기간 5.6% 감소 이후 20.3% 줄었다. 특히 소기업의 경우 시행 6개월 뒤 소비자 수가 평균 3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법 시행 후 사업체 경영 현황을 묻는 설문결과도 같은 기간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은 59.8%에서 66.5%로 증가했다.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 현행법의 가액 범위에 대해서도 가액 범위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66.4%에서 78.4%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소상공인과 소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가액 범위는 식사 6만원, 선물 11만원, 경조사비 12만원으로 확인됐다.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에 관한 가액 범위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이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현행법을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적용하기보다 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종, 판매 품목 특성에 따라 예외를 적용하는 등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소상공인연합회 측은 법 개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정부 당국에 촉구, 가시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농수축산인들과 대대적인 개정 서명 운동 등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청탁금지법으로 소상공인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소상공인 업종 특례 적용, 소상공인 피해 보완 대책, 적용 가액의 대폭 상향 조치 등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이제는 실효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며 “정부 당국의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이번 조사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리서치랩에 의뢰해 음식점업, 음식료품 소매업, 전문 상품 소매업, 음식료품 도매업, 기타 서비스업 등 주요 5개 업종과 18개 세부 업종의 서울 등 7개 광역 도시 소재 소상공인 업주 102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