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가구단지, 이케아서 반경 8㎞ 이내 ‘직격탄’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공룡이 지나간 자리는 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거대하고 움푹 파인 발자국만이 이곳이 생명체가 살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공룡은 멸종됐지만 오늘날 ‘공룡’은 새로운 모습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가 그것이다. 이케아가 한반도에 상륙한 지 3년, 이케아가 가구 공룡으로 불리게 된 것은 비단 회사의 규모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예전의 공룡처럼 일대를 서서히 잠식해가고 있는 탓이다.광명시 가구유통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이케아가 광명시에 입점한 3년 전 대비 광명시 가구업계의 25~30%가 폐업했다.지난달 19일 이케아는 한강 이북에도 진출했다. 이케아 고양점이 문을 열었다. 이케아에 가기 위해 광명시까지 가야 했던 한강 이북,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의 원성이 줄어들었을지 모를 일이다.이 와중에 인근 스타필드 고양점에는 한샘 등 국내 대표 가구업체들이 입점하면서 일대가 가구업계의 ‘격전지’로 불리기까지 하고 있다. 이에 이케아 고양점, 스타필드 고양점서 반경 8㎞ 이내에 모여 있는 고양 가구1·2단지는 시름을 앓고 있다.고양 가구1단지에서 20여 년간 가구점을 운영해온 A씨는 “이케아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릴 때부터 단지의 30%가 문을 닫았다”며 “앞으로 가구를 업으로 하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다.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