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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한국 모던 록의 창시자’, ‘한국 최초의 히피’, ‘한국 포크 록의 대가’…. 가수 한대수(59)에게 붙는 수식어들이다.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신학대 초대학장을 지낸 할아버지와 피아니스트 어머니, 실종된 핵물리학자 아버지 등 ‘남다른 가족사’로도 유명하다. EBS TV 다큐멘터리 ‘시대의 초상’은 13일 오후 10시50분 환갑을 앞두고 2세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한대수를 소개한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대수의 인생은 3세 때 미국으로 유학한 아버지의 실종 이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20대 나이의 어머니가 재가한 후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10세 때 뉴욕, 중학교 시절 다시 한국, 고등학생 때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뉴욕으로 떠나는 등 문화적 쇼크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학창시절은 그의 1집 타이틀처럼 ‘멀고 먼 길’이었다고 한다. 스무살도 채 안 돼 한의 정서를 지닌 노래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로 그의 가족사를 지목하는 이들이 많다. 한대수는 “뉴욕에서 17년 만에 만난 아버지는 내가 생각했던 아버지가 아니었다. 마음속에 괴물이 꿈틀거리는 그것을 표현해야했다”고 고백한다. 한대수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했다. 사진학교도 다녔다. 하지만 음악 공부는 전혀 해본 적이 없다. “음악을 좋아하던 할아버지, 피아노를 쳤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을 지도 모르고 1960년대 록의 전성기를 누렸던 뉴욕에서 자연스레 음악을 하게 된 것일 지도 모른다.” 한대수는 68년 한국 음악시장에 ‘모던포크’라는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서슬 퍼런 70년대 한국 정부는 그의 음악을 대중으로부터 떼어놓았다. 한국이 한대수를 다시 부른 것은 뉴욕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97년, 일본 록스타 카르멘 마키와의 후쿠오카 공연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알아준 한국이 섭섭하지는 않았을까. “내가 하는 일이 꼭 사랑받고 각광 받아야 한다, 보장받아야 한다는 생각 안한다. 사는 것 자체가 보장이 없는 삶”이라며 웃어 넘긴다. 한대수의 몽골계 러시아인 부인(37)은 올 여름 2세를 출산한다. 한대수가 환갑상을 받을 때 아이의 돌잔치를 하게 됐다. 방송은 2세의 미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여준다. “절대로 나의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겠다”는 한대수는 ‘아이에게 많은 사랑을 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유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