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축산, 구제역에 AI까지…무슨 고기 먹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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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축산, 구제역에 AI까지…무슨 고기 먹으라고?
  • 장야곱 기자
  • 승인 2010.12.3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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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된 데 이어 이번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에서 발생해 방역당국과 가금 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미 지난 10월14일 일본 홋카이도의 야생오리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기 때문에 전국에 AI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1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종오리농가와 전북 익산시 망성면 소재 종계장가 키우는 오리와 닭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AI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미 이달들어 만경강, 천수만 등 일부 철새도래지에서 폐사된 채 발견된 야생조류에서 AI가 검출되면서 당국을 긴장케 했다.

특히 지난 28일 전라남도 해남군에서는 마을 농경지 앞에서 야생오리 74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고 이들 중 20마리에서 AI가 검출돼 이미 AI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AI 바이러스가 축사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파악 중이지만 전국적으로 안전한 지대가 별로 없다"며 "서해안, 저수지 인근에는 모두 감염이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유입가능 경로별 예찰검사를 실시하고 철새 분변검사 등을 통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 방역이 시급한 상황인 데다가 오리의 경우에는 AI 의심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방역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방역당국은 전국 5277개 오리농가의 1273만3000마리의 오리 중에서 표본을 추출해 예찰을 실시하고 익산 종오리 농가 인근의 오리에 대해서도 혈청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AI 위기경보수준을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정승 농식품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AI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초동방역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길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AI가 철새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발생할 지 모른다는 점도 당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우기 가축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구제역과 AI와의 전면전을 동시에 치러야하는 방역당국으로서는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력과 이동초소의 추가가 필요하다면 구제역 방역을 위해 마련된 중앙재난대책본부와 협의해 방역차단을 같이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발생한 AI로 천안 농장에서 오리 1만마리, 익산 농장에서 닭 1만700마리가 매립됐다. 또 익산 농장에서 닭을 반입하는 등 역학적 관계가 발견된 인근 농장 닭 9만2000마리도 함께 매몰처분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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