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까지 이용, 그나마 브로커가 대금 절반이상 챙겨
[136호 사회] “A형과 O형 28세 남자 2명 있습니다. 간과 신장 뭐든지 이식이 가능합니다. 연락주세요.(A포털사이트 카페)”
“19세 남자 2명(A형, B형), 여자 2명(A형, O형). 신체 엄청 건강합니다. 진심으로 필요하신 분 연락 바랍니다. 돈이 급히 필요합니다.(A포털 지식 검색창)”
“30세 여성, 빚 때문에 신장을 팔려고 합니다.(B포털 지식 검색창)”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한 불법 장기매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포털사이트의 경우 국내 장기매매ㆍ알선 카페가 10개, 중국 장기이식 알선 카페가 7개 개설돼 있으며 B사이트는 각각 1개와 5개, C사이트는 11개와 12개나 된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이뤄지는 국내ㆍ외 장기 매매ㆍ알선행위’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해외 원정 장기 이식 알선행위 여전박 의원은 지난 2005년과 2006년 국립의료원 국정감사에서 포털사이트 카페, 지식검색창 등을 통한 장기매매ㆍ알선이 성행함을 지적했다. 이후 2005년 12월 마포경찰서와 2007년 3월 경남지방경찰청은 박 의원실 자료를 기초로 장기매매, 알선 브로커 등을 검거했다.그러나 경찰수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 박재완 의원(한나라당)은 “인터넷을 통한 국내ㆍ외 장기매매 및 해외 원정 이식을 알선하는 행위는 3월8일 현재까지도 여전하다”고 밝혔다.박 의원은 “경제적으로 절박한 사람들은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볼 수 있는 지식검색창 등을 통해서도 자신의 신장과 간 등의 판매를 시도한다”며 “더구나 지식검색의 경우 미성년자들도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이러한 장기매매 사이트나 지식검색창에는 미성년자들이 나름의 절박한 사연을 기재 장기밀매를 원하는 내용이 빼곡하다.특정지역 미성년자ㆍ부녀자 납치 장기적출 조직과 연관
한편 박 의원은 얼마 전 경찰 고위 간부들과 면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특정지역에서 납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중국 장기적출 조직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박 의원실에 따르면 성적인 목적으로 부녀자를 납치하는 경우 대개 피해자의 연령대가 비슷하다. ‘범인의 취향’이 반영되기 때문. 그러나 최근 납치실종 피해자의 경우 연령대가 매우 다양하고 아주 ‘건강’한 사람이 많았다. 또한 납치범이 사전에 수일간 미행한 흔적도 나타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날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도 있지만 건강 상태를 살핀 게 아닌가 싶다”며 “시체도 없고 중국 장기 적출 사건처럼 외국 조직과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납치ㆍ구금 혹은 가출시 파생된 사채의 변제 등을 강요당하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판매하려는 경우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A포털 지식검색창에 게시된 글 처럼 미성년자 4명의 장기를 확보한 브로커의 정체와 장기 확보방법 등을 철저히 추적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불법행위 약점 이용 기증자 대금 일부 가로채
또한 장기매매 브로커들은 경제적으로 곤궁한 기증자가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점을 악용해 신장, 간 등 판매대금의 일부를 가로채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장 밀매를 할 경우 브로커가 2000만원, 장기 판매자가 1000만원을, 간의 경우 브로커가 4000만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3000만원이 판매자 차지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당국 해외원정 이식수술 통계파악 못해…환자ㆍ보호자 정신적ㆍ경제적 고통
그러나 당국은 해외원정 이식수술에 대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장기이식 수술에 대한 공신력 있는 국내 통계자료는 대한이식학회가 2004년 10월 중국에서 장기이식수술을 한 환자들에 대한 설문조사가 전부다.이런 당국의 중국 원정 수술에 대한 정보 부재, 방치 등으로 원정수술을 다녀온 환자 및 보호자들이 경제적ㆍ정신적 고통을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장기이식 수술 전문 사기혐의자인 C모씨의 경우, B포털 사이트에 “신장이식-C 사기꾼 잡자”라는 카페가 개설돼 있을 정도로 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쳤다.중국의사들이 한국인 환자들에게 수술비 외에 별도의 촌지를 요구한다는 하소연도 있다.이처럼 중국에서의 원정 장기밀매가 판을 치자 중국 내에서도 충격적인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장기 공급 위해 사형수 장기 이식
장기 공급을 위해 사형수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 사형 집행 전 이 마을 저 마을을 돌며 사형수의 죄목을 알리는 시위를 통해 장기이식 접수를 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혈액형 맞는 환자의 수술 준비를 완료한 후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는 것.이밖에도 어린 아이, 여성들이 범죄의 타깃으로 납치 실종 사건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에는 외국인 유학생이 실종됐다가 장기 일부가 적출된 채 발견 되 끔찍한 사건도 벌어졌다.국내에서 간ㆍ신장ㆍ심장 등 장기 이식을 원하는 환자의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반면에 장기 기증자는 정체상태에 그치고 있고 장기수급의 불균형 때문에 국내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장기수급 불균형, 국내 장기이식 수술 상당한 시일 소요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장기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사망 임박자’, ‘사망자’의 장기조달기관 통보 의무화 ▲장기 기증자의 예우를 위한 추모공원 건립 ▲중ㆍ고교 교과과정에 장기기증의 중요성 홍보 ▲공익광고를 통한 장기기증의 중요성 홍보 등 다양한 대책공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현행법상 장기를 매매하거나 이를 교사ㆍ알선ㆍ방조하고 실제로 장기 등을 적출하거나 이식한 경우 2년 이상의 유기징역, 실제로 장기매매를 약속하거나 교사ㆍ알선ㆍ방조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박의원은 “‘장기매매’등의 단어로 카페 개설ㆍ검색이 되지 않도록 금칙어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며 “유명 포털사이트의 자체적인 자정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의원은 또 “포털사이트의 노력에서 그치지 않고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보건복지부, 국립의료원 등 관련 기관들이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사이버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관계 당국은 장기의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불법 장기매매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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