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올림픽이라는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 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은 가운데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 이명박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이 추가로 드러났다.
26일 SBS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건설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했다는 걸 입증할 결정적인 문건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당시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제2롯데월드를 짓기 위한 단계별 추진 계획 시나리오까지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명박 집권 첫해인 지난 2008년 12월 15일 작성된 청와대 국방비서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건설추진 관련 여론관리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3단계로 나눈 추진 계획이 담겨 있다.
1단계는 정부와 롯데의 비공식 협의로, 문건 작성 당일인 12월 15일부터 이틀 동안 이뤄진다고 적시돼 있다.
이어 2단계로 12월 19일부터 22일 사이 롯데가 서울시 행정협의조정위에 재심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다.
3단계는 12월 23일부터 31일까지 행정협의조정위 심의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청와대가 제2 롯데월드 건설을 기획하고 허가를 위한 시간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 문건은 지난해 7월 14일부터 2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가기록원에 이관됐다. 지난해 7월 중순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됐다는 바로 그 MB 정부 제2롯데월드 문건이다.
제2 롯데월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특혜 의혹은 지난 10년간 계속 제기되어왔지만 청와대가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기획·주도했다는 걸 보여주는 문건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