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현장 법위반 총 266건, 안전불감증 심각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포스코건설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불과 한 달 새 3개 현장에서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최근 취임한 이영훈 사장의 안전경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0시 30분경 산성터널 3.5km 지점에서 크레인 이용해 풍도 슬라브를 천정에 고정하던 중에 천정 콘크리트가 파손됐다.
이 사고로 천정 아래에서 신호를 보내던 인부 A씨(52·여)가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숨졌다.
경찰은 사고 즉시 현장에 출동해 슬라브가 천정에 충격을 가해 콘크리트가 파손되며 A씨를 덮쳤다는 다른 작업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작업자와 현장소장 등을 상대로 과실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오전 11시10분경에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송도 더샵 센토피아 건설현장에서 지반 일부가 주저앉아 39t급 콘크리트 펌프 차량이 쓰러졌다. 이 사고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근로자 B씨(48)씨가 위에서 떨어지는 차량 콘크리트 호스 지지대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함께 있던 근로자 C씨(54)는 다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건설현장에서도 근로자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경찰은 사고와 관련해 포스코건설의 증거인멸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엘시티 건설현장은 평소에도 안전 관리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발표한 엘시티 공사현장에 대한 특별 감독 결과에 따르면 이 현장은 총 266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 동안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평소 안전을 강조해온 이영훈 사장의 리더십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영훈 사장은 지난 1일 배포한 취임사에서 “산업현장에서 최상위 가치는 안전”이라며 “안전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의 산물인 만큼 임직원 모두 안전경영을 실천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잇따른 사망사고로 이영훈 사장의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지난 12일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건설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