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26일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은 헌법 제 130조에 따라 국회에서 60일 이내(개헌안 공고 기간 20일 포함) 의결을 거치지 못하면 무산된다. 의결 후에는 국민투표법 제49조에 따라 투표 예정일 전 18일간 개헌안과 투표일을 동시에 공고해야 한다. 즉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행되려면 투표일로부터 적어도 78일이 필요하다. 이날은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6월 13일 예정된 지방선거와 동시실시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던 셈이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사실상 국회 개헌 논의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 대통령도 "국회가 자체 개헌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개헌안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개헌안의 경우 공고 기간 20일과 투표예정일·개헌안 동시 공고 기간인 18일 총 28일만 있으면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 특히 이날이 토요일로 국회 등 행정업무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5월4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려면 관련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4월 27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그보다 두 주 앞선 4월20일 전에 국회가 여야 합의를 통해 자체 개헌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를 전제로 한 개헌 일정안은 의석수 116석으로 개헌 저지선(100석)을 확보한 자유한국당이 "개헌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룰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하고 이후 절차를 밟아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하는 것을 개헌 일정표로 제시했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 활동 만료 시점인 6월 말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전면에서 논의를 주도하는 국회의 원내지도부 간 협상과 국회 헌정특위 협상 등 투트랙으로 진행해 문 대통령이 공약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가 성사되도록 최대한 빨리 국회 차원의 개헌안 합의에 도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