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검찰이 특정인의 증거자료를 철회하는 등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천지검은 지난해 치러진 6·2지방선거에서 백석두 평화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제기한 '베트남 성접대·대기업 로비'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 백 후보 등 3명에게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백 전 후보가 성접대 의혹이 거짓이라는 걸 알고도 송영길 후보에 정치적 타격을 주려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증거가 충분해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검찰 기소에 대해 최근 진행된 백 전 후보에 대한 공판에서 '봐 주기식'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규현)가 진행한 7차 공판에서 피고인측 조용균 변호사는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당초 검찰은 증거자료로 송영길 시장의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지난달 23일 진행된 6차 공판에서 피고인측이 송 시장의 증거자료를 부동의하고 재판부에 증인 신청을 하자 송 시장의 증거자료를 즉각 철회했다.

이에 조 변호사는 이날 "판사·변호사 생활을 거쳤지만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자료(진술서)를 철회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무엇을 위해 그렇게 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법원이 피고인들을 다 무죄로 인정해 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송 시장은 법정에 나와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386의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증언한 대기업 관계자 김씨의 검찰조서 자료도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12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2월11일 진행된 4차 공판에서 386의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증언한 대기업 관계자 김씨가 증언을 통해 검찰조사를 2차례 받았다 했는데 법원에 제출된 증거자료에는 1차 내용 뿐"이라며 "김씨가 거짓 증언하지 않았다면 검찰이 고의로 누락시킨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피고인 백석두씨도 검찰의 증거자료 '은폐', '짜맞추기식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백씨는 최근 검찰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결정적 증거들을 고의적으로 누락·은폐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백씨는 탄원서를 통해 "검찰이 이번 사건의 핵심 증언자인 대기업 관계자 김씨의 1차 수사기록만 증거자료로 제출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2차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이 사건의 중요 증거를 은폐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관계자 정씨가 검찰에서 2차례 조사받은 의혹이 있는데 검찰이 1회만 증거자료로 제출했고 피고인이 검찰에 제출한 증거자료 가운데 조씨의 녹취 속기록과 참고사실 확인서 등을 증거기록에서 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이라며 기소 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열린 공판에서 김윤정 검사는 조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검찰을 모독하는 명예회손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피고인 홍씨의 기소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못 박았다.

사건을 담당한 김윤영 검사는 "논할 부분이 없다. 법정에서 사실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