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유시민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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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유시민 버렸나?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7.13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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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유시민에 “이해찬 출마하니 나가지말라”, 柳 “막지 말아달라”…이해찬과 지지세력 겹쳐 부작용 우려도

靑 “대통령, 유시민 출마 만류, 사실 아니다”

[매일일보닷컴] 노무현 대통령이 친노그룹의 잠재적 대선예비주자이자 자신의 ‘정치적 경호실장’인 유시민 의원의 대선 출마를 만류했다는 설이 최근 나돌면서 노 대통령과 유 의원 사이의 관계에 어떤 트러블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억측에 억측을 더해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에 따르면 유시민 의원은 지난 11일 몇몇 친노의원들과 저녁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내게 ‘이해찬 전 총리가 (대선에) 나간다고 하더라’며 (출마를) 완곡히 만류하더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 범여권 통합에 있어 ‘친노 배제’라는 단서가 달려있어 친노 세력의 전반적인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 ▲그런 와중에 친노 세력의 중심축으로 여겨지는 이해찬 전 총리쪽으로 범여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 등 때문에 노 대통령이 ‘노무현식’ 정치보단 ‘대통합의 시류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최근 들어 ‘노무현 색깔 지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대목은 유시민 의원의 반응이다. 유 의원은 노 대통령의 대선 출마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모임에는 이화영 서갑원 윤호중 김종률 이광철 의원 등 친노의원들이 참석했다. 당시 유시민 의원이 이들에게 말한 내용은 이렇다.“나도 나오고 싶지 않지만, 참여정부를 부정하고, 딛고 일어서려는 후보만 본선에서 붙는다면 나도 못 참는다. 그땐 내 역할을 하겠다. 그건 막지 말아달라.”(조선일보)“다만 본선에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부정하거나 단절시키는 후보들만의 리그로 치러진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 대통령께서도 좀 양해해달라.”(연합뉴스)정치권은 유 의원의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사실상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은 평소 ‘대선’보다는 ‘노무현 후계자’이기를 강조하면서 대선 출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는데,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의 의중에 우회적으로 반기를 들며 대선 출마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시민, 노 대통령에 반기 들었나?

일부 참석자들은 “유 의원이 이미 출마결심을 굳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 열린우리당 내에선 오래 전부터 ‘(유시민 의원이) 당으로 복귀한 것 자체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어쨌든 시기적으로 볼 때 친노의원들과 만난 다음 날인 12일, 유 의원은 전남대에서 열린 ‘진보와 보수 그리고 민주적 리더십’ 강연 후 대선 출마를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의중과 상관없이 유 의원이 출마를 직ㆍ간접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그리고 친노주자의 난립 및 이들 간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정가의 관심이 늘 그렇듯 ‘엉뚱한’ 방향으로 집중돼 있다는 것. 유 의원이 출마를 하게 될 경우 그와 지지세가 겹치는 이해찬 전 총리측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도, 왜 ‘친노의 상징’인 유 의원은 대통령의 뜻에 복종(?)하지 않느냐는 것.

노 대통령, 이해찬 ‘낙점’한 것 아니냐 분석도

이는 역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가치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유시민을 버리고, 범여권 통랍에 주도권을 얻을 수 있는 이해찬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으로 자연스레 연결되고 있다. 즉, 노심(盧心)이 ‘자신과 살을 섞은 사람들’로 표현되는 유시민, 정동영, 김근태, 김혁규, 이해찬 중에서 이해찬을 마침내 ‘낙점’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정치권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 정가에선 노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유지ㆍ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을 ‘후계자’로 낙점할 것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늘 자신에 대해 “업그레이된 노무현”이라고 말할 정도로 노 대통령보다 ‘눈높이’를 향상시키려는 이해찬 전 총리를 ‘후계자’로 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 때문에 ‘노 대통령 출마 만류→유시민의 대선 출마 발언’이라는 에피소드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친노 그룹에 대한 배제론’ 그러니까 ‘열린우리당 해체론’에 노 대통령이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개인적인 불만 속에서 일종의 답답함을 털어놓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노 대통령 의중은? 친노파간 혼선…

결국, 큰 틀에서 노무현식 정치를 이어갈 사람은 이해찬과 유시민으로 압축되고 있는 데, 어찌됐든 노 대통령의 진짜 의중이 무엇인지를 놓고 친노파 간에 내부 혼선이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의 유시민 출마 만류설은 사실과 다를 확률도 커, 예상됐던 ‘유시민발 (發) 태풍’은 찻잔 속의 소용돌이로 끝나게 될 가능성도 높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친노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대통령이 만류했다는 얘기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청와대 역시 1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이 유시민 의원의 대선 출마를 만류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자리에서 오간 대화내용은) 비공식 일정이었기에 더 이상 확인해 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또 “유시민 장관이 장관을 그만두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고 그 뒤에 따로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언론이 거짓말을 하고 있고 청와대의 주장이 혹 사실이라 하더라도, 또 반대로 언론보도는 사실이지만 청와대가 거짓말을 한다 하더라도 친노진영이 앞으로 갖게 될 ‘고민’은 친노의 상징으로 급부상 중인 유시민 의원이 ‘진짜로’ 출마를 하게 될 경우, 이 전 총리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물론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는 회의에서는 물론이고 부속실 비서에게도 오해를 사거나 추정을 할 만한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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