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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일선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현직 경찰관 입장으로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형사 사법제도 개혁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시골 어르신이 처분결과에 대해서 질문하면 시원한 대답을 해 줄 수가 없다. 그 어르신은 경찰이 모르면 누가 아느냐? 고 반문한다. 결과는 거의 정해져 있지만 대답은 해 줄 수가 없다.단지 수사종결권은 검사에게 있다고 대답할 뿐. 그 어르신은 검찰에서 처리가 끝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전전긍긍하면서 지낼까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팠던 적이 많이 있다.해방 후 혼란스러운 사회 안정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기존 법체계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현재는 독일을 모델로 했던 일본의 체계와 비슷하다.그러나 식민지 통치라는 특수 상황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형사 사법제도 및 그 운용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주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행법상 수사의 주재자인 검사는 수사-기소-재판의 3단계 중에 수사와 기소 2단계를 독점하고 있다. 검사의 기소독점주의, 독점적 수사종결권 및 영장청구권,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등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국민의 편익증대를 위해서 수사 전문기관인 경찰에서 수사종결권을 일부 달라고 하는데도 이것이 조직의 이기주의 인양 비추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수사를 위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여 판사의 결정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를 경찰에게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검찰과 경찰은 엄연히 다른 기관인데 다른 기관에 대하여 관여를 하는 현 제도가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한 기관에 권력이 집중되면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명확한 역할분담으로 국민의 인권 보호 및 편익증대를 꾀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형사 사법체계를 만들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경찰에서도 많은 권한을 자치 경찰에 넘겨주고, 국민을 위한 많은 개혁방안을 내어놓고 환골탈태 하고 있다. 조직 이기주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제도가 무엇인지, 많은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