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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아프간 인질 피랍 사태가 44일만에 마무리됐지만 이번 선교팀을 파견했던 경기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 목사가 피랍기간 동안 펼친 설교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프간 피랍사태 발생 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모든 봉사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던 박 목사는 지난 12일 오후 교회 주일 예배에서 "기회가 주어지면 아프간에서 더욱 헌신적으로 봉사할 것"이라고 설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인터넷 신문 '에클레시안'은 박 목사가 주일 예배에서 "하나님의 선교는 계속돼야 한다"며 "아프간에 뿌려진 성도들의 피도 헛되지 않고 언젠가는 복음의 씨앗들이 피어나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이어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이 인질로 잡힌 것은 하나님의 계시적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며 "성도들의 피가 뿌려진 그 곳을 하나님이 맺어준 선교지라 생각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아프가니스탄에 더 헌신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클레시안은 소개했다. 박 목사는 故 배형규 목사의 책상 앞에 써 있던 '완벽한 헌신은 자신을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는 글을 소개하고 "앞으로 300여명이 아니라 3000여명의 배형규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위축되지 않고 더 열심히 선교에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에 앞서 배 목사 피살 후 처음 맞는 일요일인 지난달 29일 예배에서 펼친 박 목사 설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목사는 "너무나도 놀라운 방식으로 하나님은 배 목사의 죽음과 피랍된 분들의 무서운 고통을 통해 우리 한국 전체 백성의 모든 이목을 아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목사는 "세계인들에게 지금 감동의 물결을 하나님께서 펼쳐나가고 있다"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설교했다. 박 목사의 설교에 대해 일부 신도들마저 "민감한 시기에 이런 발언을 해야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샘물교회의 한 신도는 "설교 내용은 듣기에 따라 앞으로 새로운 희생자가 나와야한다고 느낄수도 있다"며 "20여명이 무장세력에 억류돼있는 민감한 시점에서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발언을 한 의도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