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클릭 성토해 온 정의당 '왕따'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노동자의 당’을 표방해 온 정의당이 국회 환경노동위(환노위) 산하 고용노동소위에서 배제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고용노동소위는 국회 전체를 통틀어 노동 관련 법안의 핵심 관문이다. 정의당으로서는 당의 핵심적인 이익을 관철하는 데 있어 날개가 꺾인 격이다. 이렇다보니 정의당은 “다수당들의 횡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여당이자 우군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배신감’을 토로했다.환노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산하 4개 소위 구성 및 소위원장 선임의 건을 처리했다. 그 결과 환경소위원장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용노동소위원장에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예결소위원장에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을 선임했다. 김 의원은 남은 청원심사소위원장도 겸임하게 됐다. 원내교섭단체인 3당이 중요한 3개 소위를 하나씩 나눠가진 것이다. 결정 자체가 3당 간사들의 합의에 따른 결과다.정의당은 민주평화당과 함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지만 고 노회찬 의원이 드루킹 특검 수사 도중 사망하면서 1석이 부족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이번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3당 간사들이 고용노동소위를 기존 10명에서 8명으로 줄이면서 정의당을 배제한 것. 이번 고용노동소위는 민주당 4명(김태년·윤호중·이용득·한정애 의원), 한국당 3명(임이자·신보라·이장우 의원)·바른미래당 1명(김동철 의원)으로 채워졌다.이에 정의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국회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묵살하려는 행태”라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다수당의 횡포”라고 했다. 특히 정 대변인은 민주당을 겨냥 “지금의 상황을 주도한 것이 민주당이라는 점은 무척 실망스럽다”며 “우리 사회의 노동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껄끄럽고 불편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국회가 그런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은 작은 균형추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이에 앞서 정의당 대표로 환노위 소속인 이정미 의원도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제가 예결소위에 포함된 것도 오늘 회의자료로 확인했다. 후반기 소위를 구성하는 데 10명이 8명으로 줄면서 정의당은 존중되지 않았다”며 “정의당에 의석을 주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는 판단밖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이에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용득 민주당 의원이 재고해 줄 것을 김학용 환노위원장에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위원장으로서는 여야 3당 교섭단체 간사의 논의를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모든 위원이 본인이 원하는 위원회로 가기 어렵고 위원장은 간사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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