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접근해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열린 첫 금강산 이산가족상봉 2차 만남행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솔릭의 경로가 금강산을 지날 예정이어서 자칫 행사가 취소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산가족 재상봉을 검토하는 한편 태풍 피해지역에 '특별재난지역선포 사전 검토' 등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文대통령 "필요시 상봉 재검토"
24일 새벽 전북 군산에 상륙해 오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솔릭의 이동경로는 24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2차 이산가족상봉 행사 일정과도 맞아떨어진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태풍 피해상황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태풍이 2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는 금강산 지역으로 지나갈 예정"이라며 "연로하신 분들이 많으니 이 분들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 필요하다면 상봉 장소와 일정, 조건 등을 신속하게 재검토하라"라고 지시를 내렸다.
▮통일부 "일단 예정대로 진행"
일단 통일부는 2차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남북이 일정대로 금강산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관리와 시설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태풍 이동 경로와 위력 등을 주시해 만약 상봉행사의 일정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북측과 협의하겠지만, 당장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남측 방문단 속초 집결 '초조한 기다림'
2차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위해 남측 방문단 337명이 속초에 집결된 상황이다. 이들은 24일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들어간다. 예보에 따르면 남북 이산가족 첫 대면 시간인 24일 오후 3시께 금강산 일대는 솔릭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상봉단에는 80대 이상 고령자가 많아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 솔릭은 최대 풍속이 초속 37m에 달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봉자들이 버스에서 내려 이동하는 등의 상황에서 지원 인력이 더욱 세심하게 챙길 예정"이라고 했다.
▮文대통령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태풍 솔릭을 맞아 "태풍이 처음 지나간 제주도 피해 소식에 벌써 어깨가 무겁다"며 "이번 여름 국민들께서 긴 폭염 때문에 고통을 많이 겪었는데 이번에 다시 또 태풍 때문에 다시 한번 고통을 겪게 될까 봐 그게 염려가 많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태풍이 지나갈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우리 정부 그리고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위기관리능력을 남김없이 발휘해서 국민들 피해가 최소화되고 또 걱정도 최소화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함께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먼저"라며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기업들에게도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필요하다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능동적인 대처에 나설 수 있도록 그렇게 함께 노력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