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찾은 기업인들 '동상이몽'
어떤 기업인은 '몸만 따라왔다'고 생각한 반면 사업구상에 몰두한 기업인도 있었다. A 회장은 방북단에 참가한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몸만 따라가는 거지..."라고 답했다. B 회장은 북한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돈이 되어야 사업을 하지"라고 말했으며, C 부회장은 "평양이 예전보다 많이 밝아졌다. 전에는 가로등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가로등도 있고 분위기가 좀 나아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D 사장은 아리랑공연을 관람한 뒤 "저렇게 훈련을 받은 대로 정확히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제대로 훈련을 시키면 일을 아주 잘 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업인'다운 말을 남겼다. E 회장도 "북측에도 미래가 있다. 지금 그것을 생각중이다"며 "북한이 개발이 덜 됐다고 얘기할 게 아니라 역발상을 하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北 '이중플레이' 실무단과 실랑이 이어져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북측은 철저히 우리측 실무 협상단을 따돌리는 '이중 플레이 '를 보였다. 때문에 정상회담 초기 북측 실무단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언론 취재의 경우 북측은 급작스런 일정변경으로 인해 수시로 동선을 틀고, 애초 약속한 취재단 숫자도 받아들이지 않는 등 애를 먹였다. 방북 공동취재단의 근접 취재도 봉쇄당하기 일쑤였다. 실무 협상을 맡았던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에 실무협의를 한 북측 관계자와 행사 현장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가 서로 달라 기존에 합의했던 내용을 납득시키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면서 "한 마디로 완전히 북측에 당했다"고 말했다. 서영교 보도지원 비서관은 "1차 선발대와 2차 선발대의 분위기가 확 달랐다"며 "1차 때는 북측이 우리측 요구조건을 선선이 수용하면서 잘 합의가 됐는데, 2차 선발대로 방북한 뒤 세부협의과정에서 1차때의 주요 합의사항이 모두 틀어졌다"고 말했다.◇행동반경 놓고, 기자-안내원 '신경전'
취재통제를 둘러싸고 남측 기자와 북측 안내원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북측이 남측의 취재기자에 대해 고려호텔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고, 담배를 피우기 위해 주차장까지 나가는 것만 허용했기 때문. 또 북측은 북측 CIQ에서 남측 공동취재단을 맞아 "이날 하루는 절대 촬영을 하면 안된다"고 요구하고 기념사진촬영만 허용하기도 했다. 조선중앙박물관관람을 마치고 나온 뒤, 서양 관광객 10여명이 반바지 차림에 카메라를 메고 자유롭게 관광하는 모습이 보인 상황. 이에 모 기자가 "아니 외국인 관광객은 사진기 들고 자유롭게 평양을 다닌다"며 "우리도좀 볼 수 있게 해 달라. 왜 안되느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건넸다. 남측 기자의 이같은 항의에 북측 안내원은 "그래도 남측보다 우리가 훨씬 자유롭게 해주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이 안내원은 "(남측 기자들은)고려호텔 안에서 어디든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 않습니까"라며 "우리가 서울 워커힐에 갔을 때 남측은 바로 윗층으로도 못가게 했다"고 말했다. 안내원은 "기자 선생님들은 호텔에서 어디든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않습니까"고 덧붙였다. 그러자 남측 기자의 '반격'이 이어졌다. "우리가 뭘 막았냐. 당신들은 몰래 택시 타고 임수경씨 집에 까지 갔다고 오지 않았냐"고 반박한 것. 이같은 말에 북측 안내원이 "그건 내 잘 모르겠다"고 말해 설전은 마무리됐다.◇북측 여성 접대원 "남성의 조건은 군대를 갔다 와야"
고려호텔 한 여성 접대원은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남성의 조건은 군대를 일단 갔다와야 되고 그 다음은 사람 됨됨이"를 꼽았다. 이 접대원은 "우리는 직업에는 차등이 없다"고 말했다. 자기보다 좀 인기가 낮은 직업에 종사하거나 돈을 덜 버는 남성은 좀 꺼려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접대원은 부인하지는 않고 웃기만 했다. 이 접대원은 2007년 정상회담이 2000년에 비해 다소 분위기가 가라 앉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고, "기자분이 위원장님을 만났다니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