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네거티브 기폭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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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네거티브 기폭제' 될까
  • 김선주 기자
  • 승인 2007.11.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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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네거티브 전략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지지율 정체로 고심하던 범여권은 '김경준 카드'를 대역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31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경준씨의 신병인도 명령을 승인하면서,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이명박 죽이기'의 호재가 찾아왔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동영 후보의 경선 승리로 '李-鄭' 구도를 공고히 하려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설로 양강 구도 정립이 주춤해진 대통합민주신당은 김씨의 귀국에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당은 '이회창 출마설'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대선 판이 지각변동한 가운데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의 해묵은 앙금이 수면 위로 부상하자 "당내 화합도 못 이룬 후보"라며 이 후보를 압박해 왔다. '昌-朴' 연대로 이명박 후보의 당내 지분이 잠식되면 정 후보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는 계산 아래 은근히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바라기도 했다. 그러나 '昌 출마설'로 관심의 초점이 한나라당에 집중되면서 정 후보에 대한 바람몰이가 예상보다 저조해지자 위기의식이 확산됐다. 경선 직후 20% 대에 오른 정 후보의 지지율이 17% 안팎에서 정체되면서 지지율 30% 달성이 요원해진 것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직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14%에 육박하며 정 후보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것도 신당을 압박하고 있다. 일찌감치 '이명박-박근혜' 양강 구도로 경선을 마무리한 한나라당에 비해 불법경선 논란을 야기하며 경선 흥행에 실패한 것도 신당의 딜레마.
네거티브와 차별화 전략으로 '이명박 추격'에 전력을 다하던 신당으로서는 김씨의 송환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 후보의 숨통을 단박에 끊을 '네거티브 기폭제'가 될 지 '이명박 면죄부'가 될 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건은 '김경준의 입'이 어느 편에 유리한 지 여부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씨가 "이명박에게 이용당했다"며 '피해자 모드'로 나갈 경우 신당의 네거티브 전략은 탄력을 받는다. 반면 현재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김씨가 모종의 거래를 통해 "이 후보와 BBK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등 면죄부성 발언을 하면 '김경준 카드'는 독으로 돌아온다. 대선판을 '검풍(檢風)'으로 몰아 대혼란을 조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도 '김경준 역풍'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김씨가 BBK와 이 후보의 연결고리에 대한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거나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면 이 후보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점. 그간 "BBK와 무관하다"고 강조해 온 이 후보는 하루 아침에 거짓말쟁이로 전락하면서 지도자로서 큰 흠결을 갖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신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후보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는 한편 한나라당에 집중포화를 가하는데 당력을 집중할 것이다. 김경준이라는 '양날의 칼'이 이명박 호(號) 침몰의 선봉에 서서 정동영 호(號) 순항의 돛 역할을 할 지, '이명박 대세론'에 쐐기를 박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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