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없으면 조선이 떠나라"...'짐싸는 청와대' 보도 비판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청와대가 다시 조선일보의 보도를 두고 "해도 될 시비를 걸어야지 유치하기 그지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31일 청와대브리핑에 '기사가 없으면 <조선>이 떠날 일이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신문의 '지금 청와대는 짐싸는 중'이라는 제하의 보도를 성토했다.
양 비서관은 "임기를 100일 조금 넘게 남겨둔 청와대는 여전히 분주하다"며 "분주한 정도가 아니라 여전히 업무과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양 비서관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공식.비공식 일정이 여전히 빽빽해 최근엔 부속실과 의전비서관실에 일정을 좀 줄여달라고 당부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치사를 할려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가 임기말이라 해 빈둥대거나 한가한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참여정부 청와대가 가장 민감하게 거부감을 갖는 논리가 '임기말 정부가 굳이 뭐하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을 거론한 뒤 "이 신문은 아마도 비교적 높은 대통령지지도.이전과는 구분되는 국정장악력.거침없이 주요 사안을 밀어붙이는 추진력 등이 못마땅했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일손 놓은 청와대''스산한 청와대''다 떠나고 외롭게 퇴임준비에 들어간 대통령'등의 고립된 이미지로, 국정장악력과 추진력에 뭔가 흠집을 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따졌다.
양 비서관은 아울러 '대선 중독증에 걸린 조선일보의 논법'이라며 구체적으로 세가지 이유를 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첫 번째 근거로 "총선출마할 사람이 청와대를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역으로 출마자들이 마지막까지 남아있으면 '마음은 정치판, 몸은 비서실...겉도는 청와대'라고 제목을 뽑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째로 "나가는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부 인사방침이다. 빈자리 모두를 채울 경우 업무파악과 연속성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면서 "반대의 경우라면 (이 신문은)'임기말까지 몸집 불리는 청와대'로 비판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퇴임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사람이 많다는 것 역시 달라진 권력문화.정상으로 돌아가는 청와대 위상의 단면을 과대포장한 것일 뿐"이라면서 "이런 변화가 없으면 (이 신문에는)'마지막까지 제 식구 챙기기 급급'의 기사가 등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비서관은 끝으로 "취재기자는 취재현장이 아니면 지킬 이유가 없다. 출입처가 '짐싸는 곳'이면 기사가 없을 것이고, 기사가 없으면 회사별로 출입처를 조정해 바꾸면 그만"이라고 비판했다. 양 비서관은 이어 "바빠야 할 기자가 굳이 '기사거리도 없는 짐싸는 출입처'에 대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깍아내리는 모습이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자 신문에서 "청와대에 임기말 현상이 완연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준비에 들어갔다. 요즘 노 대통령의 말 중에는 '퇴임 후'가 부쩍 늘었다. 비서들도 퇴임 후 진로가 주요 관심사인 듯하다. 각기 갈 곳을 찾느라 부산한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총선 출마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정리하고 청와대를 떠났으며, 이들을 제외하고는 퇴임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일손이 잡히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면서 "일부는 창업을 일부는 기업체 취직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여건이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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