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타] 업그레이드된 ‘4대강 저격수’ 김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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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스타] 업그레이드된 ‘4대강 저격수’ 김진애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1.09.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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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꼼수, 꼼수 그리고 거짓말”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송곳은 주머니에 넣어두어도 뚫고 나온다”는 뜻의 ‘낭중지추’라는 옛말처럼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언론의 모든 관심이 쏠려 국회의 정기 국정감사가 거의 외면되다 시피하는 상황에서도 ‘여걸’ 김진애는 단연 눈에 띄는 의정활동을 선보였다. 2009년 11월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진애 의원은 난생 처음 치렀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선보인 바 있는데, 올해 국감에선 더욱 업그레이드된 힘을 선보이면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국감 초반인 9월20일, 하루에 104억원씩의 금융이자를 물고 있는 부실공기업 토지주택공사가 대통령의 ‘형님’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 지역구를 위해 208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을 강행 추진 중임을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22일 4대강 사업으로 부채비율이 급증한 수자원공사가 경영부실을 수도요금 인상으로 메우려한다는 계획, 23일 청와대의 개입으로 철도공사 노조의 합법 파업이 불법으로 매도된 것을 폭로한 것은 워밍업에 불과했다.

“준설토 판매 수익금은 0원…4대강 사업 재투자 거짓말 드러나”
“착공만 있고 완공은 없는 4대강, 매년 재준설비용만 수천억원”
‘경영효율화’에서 ‘친서민’으로 바뀐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명분
관련법 국회 통과 어려워지자 법 개정 없는 지분매각 방법 추진

▲ 김진애 의원 ⓒ뉴시스
지난 9월26일 국토해양부 국감에서 김진애 의원은 4대강 사업 공사비로 충당한다던 준설토 판매 국고 수익금이 ‘0원’이라는 점과 함께 4대강 사업의 핵심인 하천 준설이 영원히 완공되지 않는 공사라는 사실을 입증해 ‘4대강 저격수’로서의 면모를 재확인시켜줬다.

‘4대강 저격수’ 이름값 톡톡

당초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준설토 판매로 얻은 국고 수익금을 4대강사업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혀왔으나, 현재 준설토 판매 수익금이 100억 이상 발생한 지자체는 한 곳도 없고 국고 수익금도 0원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준설토 판매 수익금으로 4대강사업에 재투자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라며, 대구․경북지역 지자체의 경우 엉터리 준설토 매각대금 산정근거 적용하는 등 준설토 헐값 특혜 매각 및 비리 의혹도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특히 4대강 사업의 핵심인 준설구간에서 재퇴적이 최대 40%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착공만 있고 완공은 없는 4대강 사업 준설 공사에서는 매년 재준설비용으로만 수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그는 정부가 ‘지천사업’에 총 15조원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4대강 사업 과정의 본류 준설로 인한 역행침식, 제방붕괴, 교량붕괴 감추기 위한 꼼수라는 점과 함께 4대강 사업에 따른 침수재앙 대비가 아직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김 의원은 “정부는 4대강 사업 효과로 올해 홍수피해가 예년에 비해 1/10 수준으로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홍수피해가 줄었다는 정부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4대강 본류는 예전부터도 홍수로부터 안전했던 곳이었을 뿐더러, 4대강 사업 구간의 피해는 올해 홍수피해 통계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정부가 홍수피해 관련 통계를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특히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가 ‘함안보 건설로 농경지 372만평 침수 예상된다’고 밝힌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수자원공사는 함안보 침수 용역결과를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등 4대강사업에 따른 침수재앙에 대한 대비가 아직도 안됐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꼼수 매각 시도 폭로

이튿날 이어진 국토해양부 국감 둘째 날에는 정부여당이 적극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 민영화가 ‘경영효율화’에서 ‘친서민’으로 목적만 바뀐 채 내용은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진 29일 공항공사 국감에서 김 의원은 인천공항 측이 법 개정 없이도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꼼수를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현재 추진 중인 인천공항 민영화가 헐값 매각일 수밖에 없는 이유와 민영화 없이도 3단계 사업비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파헤쳤다. 지난해 3월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의 대표 발의로 인천공항 민영화 내용을 담은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이 발의된 이후 이명박정부는 인천공항 민영화법안의 국회통과를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도 민영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는 이상 해당 법안의 정상적인 상임위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와 관련 김진애 의원은 “인천공항 민영화법의 국회 통과가 어려워지자 정부 내에서는 법 개정 없는 인천공항 지분매각 방법을 검토 중에 있다”며, 인천공항 선진화추진단이 2011년 5월 마련한 <‘11년 지분매각 추진방안 재수립(안)>이라는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 인천공항 선진화추진단 문건
이 문건에서는 6월 법 개정이 지연될 경우의 시나리오로 KT와 강원랜드 방식의 신주발행을 통한 법개정 없는 지분매각 대안 검토 등을 제시하고 있고, 실제 인천공항과 삼성, 대우, 대신증권 등 지분매각 주관사는 인천공항 지분매각 추진이 법령개정 지연으로 답보상태임에 따라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분매각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지분매각 추진 협의체’는 지난 6월7일 회의를 열어 법개정 없는 지분매각 처리절차 등을 논의했는데, 김진애 의원실에서 입수한 ‘지분매각 관련 협의체 회의 결과’에는 신주발행 형태의 지분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계속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 지분매각 관련 협의체 회의 결과
김진애 의원은 “이러한 대안은 입법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정도를 벗어난 편법이며 인천공항에도 불이익을 주는 등 많은 문제가 있다”며, “따라서 정부와 인천공항은 법개정 없는 지분매각 대안 추진이라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인천공항 민영화법을 철회하는 등 민영화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8월11일 김진애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여야의원 39명이 공동발의한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 중이다. 동 개정안은 인천공항을 민영화의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제2조제5호를 삭제함으로써 인천공항 지분매각 및 민영화의 근거를 폐지하려는 것이다.

‘토건 서울’에 남겨진 25조원 빚

9월30일 서울시 국감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정 5년 만에 부채가 5배(25조원)로 늘어났다는 점을 비롯해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재임기간 추진된 뉴타운 사업과 세빛둥둥섬 사업의 문제점 그리고 청계천에 매년 쏟아 붓고 있는 유지비 84억원에 대해 지적했다.

2005년부터 2011년 사이에 서울시 자체 부채가 1조원에서 5조원으로 5배, 서울시 산하 지방공기업 부채는 8.5조원에서 20.5조원 2.5배 급증한 것에 대해 김진애 의원은 “토건(토목+건설), 전시행정에 의존하여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한 결과 서울시 재정건전성이 계속적으로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2008년 말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침체된 국내 경기를 지방자치단체 재정 여건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작년 지방선거를 앞둔 2009년에 과도한 사업 추진 전개로 서울시 부채가 급증했다는 진단이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의 견제로 서울시 건설 관련 예산은 작년(15.74%)에 비해 12.15%로 비중이 낮아졌지만, 경기도와 비교했을 때 무려 3배 이상 높은 비율”이라며, “OECD국가 또는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과다하게 지출하는 서울시 SOC예산을 축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경기침체에 따른 세입 부족으로 2011년 신규사업 예산을 작년에 비해 대폭 축소한 2571억원을 편성했지만, 토건분야 예산은 73%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주운사업과 같은 토건사업, 보여주기식 전시성 문제 사업을 접고, 이미 문제가 발생한 세빛둥둥섬, 양화대교 구조개선 등의 진행중인 문제 사업들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겁한 오세훈, 책임은 영원히”

▲ 김진애 “오세훈 전 시장, 비겁함과 서민의 피 같은 재산을 정치적인 미끼로 활용했던 파렴치하고 무책임한 행태는 시장직을 버렸다고 해도 책임을 영원히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뉴시스
서울시 국감에서 김진애 의원은 지난해 연말 무상급식 반대 광고로 3억8500만원을 쏟아 부은 데 이어 올해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관련 홍보비로 다시 2억5400만원을 낭비한 것과 함께 감사원도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지적한 세빛둥둥섬 사업의 문제점도 질타했다.

도시건축 전문가 출신인 만큼 자신의 전문 분야이자 이명박·오세훈 시정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뉴타운 사업과 관련한 지적 역시 빠지지 않았다. 김진애 의원은 “뉴타운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2009년 발표한 ‘서울시주거환경개선정책 방안’과 올해 6월 국토해양부와 공동으로 연구한 ‘도시재생 법제개편 및 활성화 방안’을 비교한 결과 별반 다른 점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이 취임 후 뉴타운 사업의 심각성을 깨달은 후 공약을 바로 철회하기는 했지만 이와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2008년 총선 직전에 ‘10개 이하 추가 지정’ 발언으로 화약고에 불을 당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MB의 대표적인 주택정책인 뉴타운 사업이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시장 취임 후부터 5년간 사퇴하는 그 순간까지 정책실패를 인정하지도 않고 방치하는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뉴타운 사업을 표류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의 비겁함과 서민의 피 같은 재산을 정치적인 미끼로 활용했던 파렴치하고 무책임한 행태는 시장직을 버렸다고 하여 그 책임을 영원히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책보고서로 뉴타운 대안 제시

한편 김진애 의원은 「뉴타운 사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 재정비촉진사업 전수조사 및 제도개선」이라는 제목의 정책 보고서를 통해 뉴타운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재개발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복마전과도 같은 현 뉴타운 문제의 핵심이슈는 이미 지정되어 있는 기존의 뉴타운을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서울과 경기도의 모든 뉴타운 정비구역들이 동시에 추진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커지는 주민 분담금 폭탄에 원주민 가옥주까지 쫓겨날지 모를 위험에 노출되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뉴타운의 비상탈출구로 뉴타운 사업에 대한 정교한 사업성을 분석하여 주민들에게 그 결과를 공개하고 계속적인 추진과 해제에 대하여 주민의 판단을 묻는 전면적인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덧붙여 뉴타운 조사를 보다 명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기 위해서 한시적인 임시조치법으로 ‘재정비촉진사업 전수조사를 위한 임시조치법(안)’을 제시하고 국정감사가 끝나기 전에 공동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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