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실력행사 예고 손학규 체제 백척간두/ 유승민 탈당성 일축 분당사태 이어지진 않을 듯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사퇴를 거부하며 버티는 손학규 대표에게 “주말까지 결단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물밑작업을 위해 이틀간 휴가를 냈던 손 대표는 이날 돌연 휴가를 취소하고 정면돌파에 나섰다.하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가 지도부 총사퇴를 수용하든지, 지도부 재신임 투표를 수용하든지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는 보궐선거 하나로 물러가라는 건 과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현재 당내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보궐선거 하나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이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 출마자들의 정치생명을 담보로 하기엔 한계에 도달했다는 냉철한 현실의식 때문”이라고 했다.하 최고위원은 자신을 비롯한 바른정당계의 탈당설이나 분당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도부 총사퇴 목소리는 탈당하겠다는 게 아닌 구당하겠다는 것이고 무너지는 당을 재건하겠다는 것”이라며 “손 대표가 이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이번 주말까지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도 행동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의원도 자유한국당 합류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한편 이날부터 이틀간 휴가를 냈던 손 대표는 돌연 휴가를 취소하고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월례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4·3 보궐선거에서 느낀 것은 중간지대가 아주 훤히 뚫려 있다는 것”이라며 “양대 거대세력의 원심력이 이미 작용하고 있다. 우리 당을 해체하자는 것은 어림없는 소리”라고 했다. 자신의 사퇴를 당 해체와 연결 짓는 모습이다.손 대표는 이어 “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서 나왔고 민주당에서 나왔나. 양극 정치에서 벗어나 민생경제를 돌보는 정치를 하자는 것 아니었느냐”며 “스스로 극좌·극우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그리로 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파 작용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분파 작용을 이제 씻어내야 한다”고 했다.손 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의도 다시 열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월, 수, 금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지만 하 최고위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들은 월요일부터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손 대표는 "취임 후 휴가도 한번도 안 썼고 최고위도 파행이라 하루 쉬려고 했는데 한미정상회담이 열려서 최고위를 열기로 했다"며 "최고위원들이 다들 참석해주시길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며 나오시든 나오시지 않든 내일 최고위를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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