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사, 對이란 금수 촉각…초경질유 수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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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사, 對이란 금수 촉각…초경질유 수급 비상
  • 김덕호 기자
  • 승인 2019.04.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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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제재 강화 가능성…수입선 다변화·원자재 변경 추진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매일일보 김덕호 기자]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 유예 해제를 앞두고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이목이 한국의 예외국 인정 여부에 쏠리고 있다.  1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2일 이후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 제재가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에상된다. 원가·품질면에서 우수한 이란산 초경질유를 사용하지 못하고, 이에 나프타 등 반제품 생산 원가 부담도 커져서다. 
초경질유는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원유를 말한다. 이를 가공해 '나프타'라는 석유화학 제품 기초 원료를 생산한다.일반 원유와 경질유로도 나프타 생산이 가능하지만 원가 대비 생산량이 초경질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업계에 따르면 원유에서 생산되는 나프타 생산 비율은 10~20% 수준인 반면 초경질유는 50% 이상의 수율을 보인다. 이란산 제품의 경우 수율이 70~80%에 달한다. 이에 국내업체들의 선호도도 높다. 이란 제재 분위기가 감돌던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이란산 초경질유의 국내 시장 비중이 51%에 달했을 정도다.문제는 내달 2일자 금수조체 해제로 인해 이란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국내 정유·화학사가 받게 될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노르웨이산 초경질유 수입도 가능하지만 품질, 가격, 납기 면에서 경쟁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프타 수율 역시 50%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산 초경질유(WTI), 경질원유 등 대체품의 경우 높아지는 유가에 발목 잡힐 수 있다. 또 미국산 초경질유의 품질문제, 경질원유의 수율 및 부산물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각 업체의 가공 설비가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된 것도 문제다. 원자재의 성분이 변경될경우 설비 가동률이나 제품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이에 지난해 9~12월 행해진 이란 원유 급수 조치 당시 국내 업체들이 수입선을 다변화 했지만 금수예외 조치가 행해지자 업체들은 다시 이란산 초경질유의 수입을 늘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이란산 초경질유를 찾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라며 "성분이 완벽히 같은 제품을 찾지 않는 이상 생산성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쟁력 저하를 우려한 기업과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정부는 미국과이 협상에서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현금 거래가 없다는 점을 가조하고 있다. 또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미 국무부에 한국의 이란제재 예외조치 연장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반면 비 이란산 초경질유를 사용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역시 지난해 9월~12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됐던 경험 때문이다.당시 국내 업체들은 미국, 카타르, 러시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유 수입선 다변화로 대응했다. 이 사이 5% 수준이던 미국산 초경질유의 국내 점유율은 1~2월 기준 12.42%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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