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내 당권파와 창당파(바른정당-국민의당계 연합) 간 쟁투에서 키를 쥔 권은희(국민의당계) 정책위의장이 당권파에 반기를 들었다. 승패의 무게추가 창당파들의 연합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권 정책위의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내지도부로서 패스트트랙 추진과정에서 비롯된 바른미래당 의원들간의 불신과 분열의 양상을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김 원내대표와 여러 번 만나 사퇴 결단을 이야기했다”며 “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인 제가 패스트트랙 이전 불신과 분열을 떠안고 물러나고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구성해 패스트트랙 이후 국회를 새롭게 운영토록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권 정책위의장은 이 같은 제안을 한 배경에 대해 “바른미래당의 힘으로 패스트트랙을 가결시켰는데 정작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 이후를 새롭게 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김 원내대표와 저의 결단의 시기에 대한 다른 생각이 또 논란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바른미래당을 위해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최고위원 9명 중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인 김수민 의원은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최근 최고위원회를 보이콧해 왔다. 이에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임명했지만 김 원내대표를 포함해도 전체 9명 중 과반에 못미친다. 이에 당연직 최고위원인 권 정책위의장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권 정책위의장마저 돌아서면서 현 최고위는 아무런 의결도 하지 못하는 식물최고위로 전락하게 됐다.
이에 따라 손 대표 체제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권 정책위의장이 대표발의한 공수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등 유화정책을 쓴 바 있어 권 의원의 복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