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편지 작성 지시·전달받은 의혹 등 부인
[매일일보]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를 공개한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2일 저녁 홍 전 대표를 고발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약 4시간 동안 가짜편지를 입수·공개하게 된 경위와 편지 작성에도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홍 전 대표는 2007년 12월 청와대와 여당(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증거로 김씨의 미국 교도소 수감 동료인 신경화(54·수감중)씨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면서 기획입국설을 제기해 대선 정국을 뒤흔든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2007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상임특보였던 김병진(66) 두원공대 총장으로부터 가짜편지를 전달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양승덕(59)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으로부터 신명(51·치과의사)씨에게 가짜편지 대필을 지시했고 이 편지를 김 총장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검찰조사에서 가짜편지 내용이나 작성에 개입한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으며 가짜편지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특정 대가를 약속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명이 가짜 편지를 작성한 당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명백한 악의적 흑색선전으로 선거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조사내내 직설적으로 억울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홍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좀 더 확인할게 남았지만 홍 전 의원을 재소환할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단계로 조만간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3월23일 '가짜편지'를 쓴 신명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46·수감중)씨는 지난달 26일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이번 총선에서 낙선)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고소장을 통해 "편지로 볼 때 김경준이 모종의 대가를 노무현 정부와 대통합민주신당에서 받고 국내로 들어왔다"는 홍 의원의 발표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짜 편지'는 2007년 11월 김경준(46·수감중)씨가 입국한 후 당시 한나라당이 청와대와 여당(대통합민주신당)을 상대로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김씨의 미국 수감 동료인 신경화(54·수감중)씨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실제 작성자는 경화씨가 아닌 신명씨로 밝혀졌고 신명씨는 지난해 이 사실을 시인하면서 가짜 편지 사건의 배후로 양씨 위에 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대통령 측근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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