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전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비공개 면담과 관련,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파병과 관련 논의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에 대한 여권의 친일 프레임에 대해서는 여권의 친일파 후손이 한국당보다 10배 더 많다고 반격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의) 이야기도 나누기는 했다”며 “다만 공식적인 제안은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병 제안이 온다면 한국당은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한미 동맹에 있어서 동맹에 이익이 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 볼턴 보좌관은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기 전 비공개로 나 원내대표를 먼저 만나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아침 8시 정도에 미국 대사관에서 볼턴 보좌관을 만났다”며 “제가 면담을 요청해 만났고 안보와 관련된 한국당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을 만났다고 전한 나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전부터 어두운 표정으로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 볼턴 보좌관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증을 야기했다. 이후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볼턴 보좌관과는 작년에도 회동한 적이 있다. 그런 인연 때문에 볼턴 보좌관의 방한을 앞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 강등에 대한 볼턴 보좌관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제가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함구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과 관련한 청와대 발표를 러시아 국방부가 정면 반박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한미일의 전통적인 안보 축이 흔들리니까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 매우 안타깝다. 이 심각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어제 러시아가 유감을 표시했다는 식으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지금 우리가 항의해야 할 데가 많다.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해야 하고 일본과 중국에도 항의해야 하는데 어제 청와대 입장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고 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해 일본이 ‘왜 우리 땅에 들어오냐’고 항의한 것과 관련, “당연히 규탄한다”며 “한국당은 24일 국회에 규탄 결의안을 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국회 차원에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이만희, 백승주 의원은 국회 의안과에 ‘동북아시아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군사적 위기 고조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