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단 “SK에서 61.3% 노동자가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 당했다”
노조 “블랙리스트 작성… 탄압과 교섭 행태 자행 확인” 주장
“식당도 없어 노천 탈의하고 밥을 먹고”…열악조건 사태 악화 불러
울산건설플랜트노조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재 건설프랜트노조는 ▲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 ▲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는 탈의실 ▲ 씻을 수 있는 세면장 등 노동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을 비롯한 근로기준법의 준수를 강력 요구했다.
특히 노조는 지난 달 SK 상무와의 면담에서 SK측은 이번사태에 대해 해결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건설플랜트노조는 SK의 책임있는 교섭을 요구하며 서울 마포 SK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고공단식농성과 울산 석유탑 점거농성을 진행 중이다. 한 때 울산에서 헬기를 이용한 경찰특공대의 진압작전이 펼쳐지려 했으나 노동자들이 난간을 풀러내 뛰어내리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유기수 사무처장은 “SK는 치사한 플레이를 하지말고 정정당당하게 앞에 나서서 책임 있는 교섭에 응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의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맹 남궁 현 위원장도 “SK측의 조속한 사태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최태원 회장과의 직접면담을 시도하는 강고한 투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파업관련 진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노동법에 근거한 노동자의 권리가 무시된 채 견디기 힘든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음은 물론 최근 유례가 없는 노조 탄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과 조승수 의원, 이용식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13일부터 진행된 울산건설플랜트 노조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설 노동자들은 법으로 규정된 연차 주차는 물론 법정유급휴일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으며, 작업복 및 안전화 지급과 탈의실, 식당도 없어 노천에서 탈의하고 밥을 먹는 처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산업안정 장구 미지급, 안전시설 미설치 등 산업안전의 사각지대에 몰려있는 것은 물론 4대 보험 마저도 적용되지 않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조사단은 “플랜트노동조합의 파업은 파업의 주체, 목적과 절차, 수단에서 노동법이 규정한 절차를 거친 정당한 파업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기 위해 투표를 실시하고 참가자 752명 중 711명의 찬성으로 3월 18일 합법적인 단체 행동에 돌입한 했지만 “정부는 공권력 투입 및 체포영장 발부 남발 등의 최근 유례가 없는 노조 탄압과 부당개입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정부가 현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파업 투쟁을 방해하고 노조의 박해욱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등 12명을 구속했으며 “지난 4월 8일 군사독재시절에도 유래가 없었던 825명의 조합원을 연행하여 파업에 참여하지 말 것과 반성문을 쓸 것을 강요하는 반인권적인 탄압의 실상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또 “사용자들에 의해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이 계속되고 있고, 불법적인 블랙리스트 작성에 의한 노동조합 탄압 및 교섭 해태를 자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사용자측의 불법에 노동부 등 정부는 엄중한 행정조처를 취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상조사단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건설업계의 불법적 다단계 하도급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며 특히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주)SK에서 61.3%의 노동자들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취업의 불이익을 당했다고 밝혀 (주)SK가 노조탄압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열악한 노동조건의 개선과 더불어 검경의 울산플랜트노조 파업에 대한 노조간부 미행, 노조간부 소환, 구속 등 부당한 탄압과 개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교섭행태와 불법적 대체인력 투입에 대한 강력한 행정조치와 조사, 사측에 대한 성실교섭을 유도할 것과 (주)SK 등 원청의 불법적인 블랙리스트 운영과 다단계 하도급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할 것을 노동부와 검경에게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는 건설업에 대한 원 하청 및 제반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정규 건설일용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