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적극 중재…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연기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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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적극 중재…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연기 '분수령'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7.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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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3자 회담 분수령
日, 2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 국무회의 열어
한국 정부는 제외 시 최고 강경대응 나설 것 예고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국이 한일 양국의 경제 분쟁이 적극 개입할 의사를 보임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 갈등이 해소될 일말의 여지가 생겼다. 한일 외교 갈등 해소를 위한 마지막 분수령은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될 전망이다. ARF에 참석하는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을 만나 3자 회담을 통해 양국 분쟁을 중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안보동맹 파기 우려에 놀란 미국, 적극 중재 나서 

일본 정부는 2일 정례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일부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만약 ARF 회담에서 한일 양국 간 중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후 두 나라의 관계는 최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 정부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최고 수준의 대응에 나설 것을 밝힌 만큼, 일본의 보복조치에 준하는 대응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바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의 파기다. 중·러가 연합 전선을 펼치며 동북아 패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한미일 안보 협력관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미국으로서도 대처가 쉽지 않다. 만에 하나 2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확정될 경우 미국으로서도 한국을 설득할 명분을 잃게 된다. 어떻게 하든 분쟁 중지를 위한 노력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이 한일 갈등과 관련, 협상 기간 분쟁을 일단 멈추는 일종의 '분쟁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합의할 것을 양측에 촉구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렵다며 우선 '당사자간 해결'에 무게를 둬왔던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중재 카드'를 제시하며 '협상 테이블'을 마련, 본격적인 역할론을 자임하고 나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번 '중지 제안'이 한일 양국 간 이견 자체를 해소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양측간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추가 조치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오는 2일 ARF를 모멘텀으로 한미일 장관 간 3자 테이블을 마련, 확전 차단을 시도하면서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한 일종의 '휴전 협정'을 중재 카드로 제시하며 거중조정에 나설지 관심을 끈다.

▲강경화-고노 첫 외교장관회담…실마리 찾나

한미일 3자회담에 앞서 진행되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강경화 장관은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작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보복조치가 일본이 오랜 기간 준비한 치밀한 계획이었음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가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고노 외무상은 관련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국제법 위반상황을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일본의 방침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적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한일 관계는 현재 한국 측으로부터 부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서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 정부 및 정치권에서도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하 협회와 연락망을 확보하며 국내 산업계의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다음달 1일 무역협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업계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략물자관리원이 일본의 수출 규제 제도와 이에 대비한 우리 기업의 준비 사항 등에 대해 조언하고,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 운영 방안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최근 회원사에 일본의 '통제 대상 품목(controlled items)' 안내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다음달 8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기업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30일 부산을 시작으로 이날 대구에 이어 다음달에는 인천, 광주, 창원, 수원, 대전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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