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스포츠 한의학(Sports Korean Medicine)이란 여러 가지 한의학적 방법들(침·뜸·부항·한약·추나 등)을 활용해서 스포츠 활동에서 비롯되는 각종 부상의 예방과 치료 및 재활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이룰 수 있는 요소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전문적인 학문 분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중반부터 스포츠 분야에 응용되기 시작한 분과 학문으로서, 좁은 의미로 보자면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발생되는 부상을 예방·치료하거나 재활을 돕는 학문이고, 넓은 의미로 보자면 운동생리학·운동역학·생화학·영양학·운동치료학 등 다양한 학문을 종합적으로 포괄하고 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운동 선수들의 부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운동이 부족해 발생할 수 있는 일반인들의 여러 질병들의 예방 및 치료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또한 스포츠 한의학의 주요 연구 목표는 각각의 스포츠 종목마다 잘 발생되는 부상 유형에 대한 한의학적인 맞춤형 체질 치료법을 정립하고, 컨디션을 조기에 회복하여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현대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한약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운동 선수들이 스포츠 활동을 하는 도중에 흔히 발생되는 염좌·요통·슬관절 부상·타박상·근육 경련 등이 생겼을 때 응급 처치로서 스포츠 한의학을 활용한 각종 침구 재활 요법(침치료+뜸치료+부항 치료+추나 치료+약침 치료+봉침 치료+첩대 요법+전기 자극 병행 치료)이 실제 스포츠 현장에서 굉장히 많이 시행되고 있고, 권투나 레슬링 등과 같은 체급별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에는 부작용 없는 한방 다이어트 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시합을 앞두고 긴장하기 쉬운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처방으로서 한약을 통한 심신 안정 약물 요법 및 두침 요법 등과 함께 한의학적 호흡법 및 도인안교법 등이 병행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한의학적 치료 수단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부작용이나 몸에 무리 없이 또한 도핑 염려 없이도 안전하게 부상을 예방하고 컨디션을 유지시키고 재활을 돕는다는 점이 스포츠 한의학만의 커다란 특성이자 차이점이다. 또한 스포츠 한의학은 개인의 특징을 무시하고 천편일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 각각의 스포츠 선수들의 체질적 편향성에 따른 세세한 신체적·심리적 특성까지도 한약 처방에 충분히 반영하는 그야말로 체질별 맞춤 치료라는 점이 양방 의학과 비교했을 때 매우 다르다.
스포츠 선수들의 신체적인 부상 회복 뿐 아니라, 심리적인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스포츠 한의학이 스포츠 현장에서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올림픽 개인 통산 19번째 금메달을 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심신 긴장 완화를 위해 시행했던 양쪽 어깨 주위의 많은 부항 자국이 매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집중력 향상 및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서 머리에 한의사 주치의 선생님로부터 침(鍼)을 맞으면서 바둑 경기를 하는 대한민국 대표 바둑 기사들 이야기도 언론 보도를 통해 다시 한번 눈으로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체질적 편향성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라는 명백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선수별 신체 및 심리 상태의 부조화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시키는데 있어 상황별 접근과 치료를 전개한다. 예를 들어 경기를 바로 앞두고서는 교감신경 흥분성 때문에 신체적인 긴장감이 컨디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 보다 초점을 맞춰서 한약 처방을 진행하고 평상시에는 정상 컨디션을 최대한 최고 레벨로 경기 일정에 맞춰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춰서 한약 처방을 상황에 따라 진행한다.
김연아 선수가 청소년(주니어) 국가대표 시절에 관절 및 척추 부상을 당해 한의학적 치료 방법인 추나 치료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전 선수 시절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컨디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던 사례가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한의학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골프 선수 최경주 선수도 마찬가지였다.
피로 회복과 컨디션 조절, 긴장 완화, 스트레스 조절, 골절을 포함한 근골격계 부상의 조기 회복 등이 스포츠 한의학이 임상적으로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분야들이기 때문에, 또한 이에 대한 현대과학적인 논문 근거가 꾸준히 축적되었기 때문에, 매우 오랫동안 각종 공신력 있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이 참가 선수들과 임원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2018 평창올림픽, 1988 서울 올림픽, 1986 및 2002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대회, 2011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등 국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많은 한의사들이 선수촌 병원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에 직접 참여하여 선수 및 임원 그리고 경기 진행 요원과 관람객 분들에 대한 한의학적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해왔다. 특히 지난 1988년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 세계 159개국에서 8465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제24회 서울 올림픽 대회는 스포츠 한의학 클리닉이 스포츠의학의 당당한 하나의 분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Korean Journal of Sport Science> 이라는 저널에 엘리트 선수들의 한약 복용 실태와 도핑 안전성 검증이라는 논문을 찾아보면 엘리트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한약을 복용하는 이유로는 운동 후 피로 회복이 가장 주된 목적이었다. 실제 임상적으로 스포츠 한의학 처방 중에는 심폐기능 개선 및 지구력 향상, 피로 회복,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을 도와주는 한약 등 매우 다양한 효능을 가진 처방들이 준비되어 있다.
한약 복용과 선수들의 도핑 테스트와 무관한지에 대한 질문이 의외로 많은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한민국 한약 공정서에 수재된 한약 중에서 도핑 상시 금지 약물은 전혀 없으며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 한의사가 처방한 전문 한약으로 인한 도핑 위반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홈페이지에는 2013년 한약재 성분 분석 및 도핑 관련 물질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해서 한약 도핑 관련 정보가 모두 공개되어 있는데, 도핑 금지 성분을 포함할 가능성이 일부 있는 한약재로서 마황·마인·호미카·보두 4개를 언급하고는 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한약 공정서 수재 한약 중에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 등과 같은 도핑 상시 금지 약물은 전혀 없기 때문에 스포츠 선수들은 평소에 처방 한약을 안심하고 복용해도 좋다. 오히려 질병 치료와 운동성 피로 회복 및 체력 강화 및 부상 방지 그리고 재활 기간 단축과 스트레스 완화 및 집중력 향상 등의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서 적절한 처방 한약의 적극적인 복용이 매우 권장된다.
즉 위에서 언급한 4가지 한약만 경기 직전과 경기 중에만 복용을 피하면 되는데 먼저 감기약이나 비만 치료제로 매우 오랫동안 널리 처방되어 온 마황(麻黃)은 흥분제 금지약물인 에페드린을 약 1~2% 함유하고 있다. 에페드린의 반감기 즉 성분이 1/2로 줄어드는 시간은 3~6시간인데 과학적인 실험에 의하면 마황이 함유된 한방 감기약인 소청룡탕(小靑龍湯) 과립제를 1일 3회, 3일간 복용한 경우, 에페드린이 48시간 내에 100% 배출됐고, 완전 소실기는 반감기의 약 10배이므로 단기간 복용시에는 3~4일, 장기간 복용 시에는 6~7일의 약물 휴지기만 경기 전에 가진다면 도핑 문제로부터 충분히 안심해도 된다.
그리고 대마의 씨인 마인(麻仁)은 도핑 금지 약물인 THC(tetrahydrocannabinol)를 일부 함유하고 있는데 산지에 따라 함유량의 차이가 크다. THC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것도 있어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마인이 도핑 금지 약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THC는 지용성으로 반감기가 4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변비약으로 많이 처방되는데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껍질이 제거된 약용 마인은 도핑에 안전하다.
또 위장약이나 진통제로 임상적으로는 매우 드물게만 사용되는 호미카와 보두는, 약 1~2%의 스트리키닌(strychnine)을 함유하고 있으며 지용성이고 반감기가 53시간에 이르는데 이들은 일반적으로 독성이 심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도핑에 문제가 될 소지가 거의 없다. 특히 운동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공진단(拱辰丹)’을 비롯한 일반적인 보약들은 도핑에 100% 안전하다.
그리고 스포츠 활동 중에 굉장히 많이 나타나는 각종 급성 통증인 두통, 복통, 근육통, 관절통, 사지통을 비롯해서 급체(식체), 급성 염좌, 급성 경련 등에 작약감초탕(芍業甘草湯)과 같은 한약 치료 및 침 치료 등을 통해서 응급 상황에도 잘 대처하고 있다. 또한 경기 중에 쥐가 잘 나거나 정신적 긴장으로 근육이 잘 뭉치는 상황을 대비해서는, 모과차(木瓜茶)와 같은 부드러운 한방차를 평소에 많이 먹으라고 선수들에게 권유한다. 특히 침구 요법은, 운동 선수의 응급 처치 및 상해 치료에 탁월한 임상적 효능이 있으며, 부상 현장에서 한의사의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즉각 선수를 경기에 복귀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락에 적절한 자극과 조절 작용으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체력 증강에 기여할 수도 있다. 스포츠 응급 상해 중에서도 특히 급성 염좌, 경부근 좌상, 요통, 슬관절 질환, 타박상, 근육경련, 견관절 질환, 테니스 엘보 등의 상황에서 한의학적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놀랍게도 2013년 최정상급 SCI 국제의학저널인 <Pain>에 급성 요통의 경우, 침 치료 환자군이 양방 진통 주사를 맞은 환자군보다 부작용 없이 통증 감소 효과가 37.3% 더 높았다는 최신 현대과학적 연구 결과도 있다.
쌍화탕(雙和湯)의 운동 수행 능력 개선에 대한 과학적 논문들을 살펴보면 조혈 작용과 유영(婴儿游泳) 시간 증가에 매우 효과적이고, 부신 피질 기능부전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적이며, 운동 선수의 운동 능력 및 피로 회복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라는 논문 결과가 있다.
그리고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의 운동 수행 능력 개선에 대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lactate 농도 감소 및 glucose & pyruvate 농도 증가에 유의미하고, 축구 선수들의 근력, 유연성, 민첩성 및 환기량의 증가와 심박수 및 최대심박수의 감소에 효과적이며, 근대 5종 선수들의 조혈 기능 및 최대 산소 섭취량 향상에 효과적이고, 장거리 선수들의 FFA와 lactate 및 전해질 대사에 유의미한 차이 발생시키는데 효과적이었으며, 심근의 insulin 저항성 감소 및 glucose 운반 대사를 활성화 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다.
또한 생맥산(生脈散)의 운동 수행 능력 개선에 대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유영 시간 증가와 간장 보호 작용에 효과적이고 운동 지속시간의 연장 및 심박수 저하에 효과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근육내 glycogen 함량 증가와 LDH 활성도 감소에 효과적이고 젖산 내성과 운동 지속 시간에 긍정적 영향이 있었으며 항산화와 운동성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알 수 있다.
더불어 사물탕(四物湯) 및 팔진탕(八珍湯)의 운동 수행 능력 개선에 대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glucose 사용 증대 및 lactate 축적 억제와 빠른 회복 그리고 CPK의 빠른 회복과 lipase 안정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고, 여자 필드하키 선수들에 대한 헤모글로빈 및 최대산수섭취량 수준 향상에 효과적이며, 고교 남자 농구 선수들의 고강도 훈련시 6주 동안 사물탕(四物湯)을 투여하여 에너지 기질(total protein, albumine, glucose, FFA)과 혈청 효소(LDH, CPK, lipase)에서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 유도에 효과적이고, 고교 여자 농구 선수들의 고강도 훈련시 6주 동안 사군자탕(四谦谦君子湯)을 투여하여 에너지 기질과 혈청효소에서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 유도에 효과적임이 증명되었다.
마지막으로 체중조절 태권도 선수에게 보중치습탕(補中治濕湯) 투여 후 신체 조성과 전해질 및 renin 등의 호르몬 변화에 유의미한 변화 유도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고,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장기 투여 후 심박수, glucose, lactate, lipid profile, acid-base balance, catecholamine 등에 유의미한 변화 유도에 효과적이라는 논문도 있으며,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을 운동선수에게 투여 후, 운동지속능력과 혈액화학적 변화에 유의미한 변화 유도에 효과적이라는 결과 및 체중 조절 중인 레슬링 선수들에게 보혈안신탕(補血安神助眠湯) 투여가 epinephrine, norepinephrine, cortisol 등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수준을 유의미하게 낮추는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있다. 그리고 역도 선수와 마라톤 선수에게 강활승습탕(羌活勝濕湯) 독활기생탕(獨活附生湯) 팔진탕(八珍湯) 4주간 투여 후 심폐지구력 향상 및 운동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고, 독활기생탕(獨活附生湯)이 근위축 예방과 근 재생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있다.
특히나 격렬한 운동 경기 도중에 선수들의 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되는데, 한약 중에서 뼈를 빨리 잘 붙도록 도와주면서도 현대과학적으로 입증된 유명한 한약 처방도 존재한다. 가속화(提速化) 재활 프로그램에 크게 도움이 되는 ‘접골탕(接骨湯)’이 바로 그것이다.
약 2배 정도 빠른 골절 회복 속도를 현대과학적인 동물 실험 논문을 통해 입증하여서, 이미 대한민국 특허 등록도 완료한 한약 처방이 바로 접골탕(接骨湯)인 것이다.
X-ray 측정을 통해서, 골절된 흰쥐의 뼈 성장과 회복 속도를 살펴보았을 때, 접골탕(接骨湯)을 복용한 흰쥐에서, 약 2배가량 빠르게 골절 상태가 회복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두 군의 시기별로 골 성장 길이를 터키의 비교(Tukey's comparison)를 이용하여 산출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빠른 속도의 성장을 보인 것이다.
접골탕(接骨湯)은 보혈(補血) 작용을 하는 당귀(當歸), 천궁(川芎), 녹용(鹿茸)이 주요 한약재가 되어서, 보기(補氣) 작용을 하는 인삼(人蔘) 등과 더불어 골절 치료에 효과가 있는 몇 가지 다른 한약재를 엄밀히 비율 조합(황기(黃芪), 구기자(西洋参子), 만삼(蔓蔘), 토사자(菟絲子), 속단(續斷), 석곡(铁皮枫斗), 보골지(補骨脂), 합환피(合歡皮))해서, 골절 회복에 임상적으로 큰 효과를 보이는 매우 유명한 처방이다.
또한 접골탕(接骨湯)의 주요 성분인 당귀(當歸)의 경우 이미 기존의 연구(뼈세포 증식 능력에 관한 당귀의 효능 연구)에서, 당귀가 직접적으로 proliferation, alkaline phosphatase (ALP) activity, protein secretion을 자극하고, 용량에 따라서 type I collagen synthesis of OPC(osteoprecursor cells)-1를 촉진하여서 뼈세포 증식에 관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