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약 90일 만에 장외투쟁에 나서 내년 총선을 겨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뭉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에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해당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조국 사태를 계단 삼아 내년 총선을 위해 보수진영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文(문재인)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보수우파 통합을 통한 내년총선 승리와 나아가 정권교체 계획을 제시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당 추산 10만여명이 모였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20번 총선 중 세번 졌는데 왜 졌나. 분열 때문에 졌다"며 "우리는 다 합쳐서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헌법의 가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라는 귀중한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두가 대한민국 살리기에 함께 뭉쳐야 된다"며 "자유 우파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고도 말했다.
황 대표가 '나를 내려놓겠다'고 한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황 대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등 보수진영 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이 오가는 가운데, 본격적인 통합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보수통합을 외쳤다. 나 원내대표는 "답은 정권 교체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 내년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저희 우파가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정권 교체를 위해 작은 차이를 하나로 뭉쳐 함께 하자"고 했다. 이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앞서 20일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도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모두 같이 하는 게 진정한 반문(반문재인)연대"라며 한국당 지도부 내부에서 가장 먼저 범여권을 제외한 나머지 보수정당의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