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밸류 PE 투자금 회수 사실상 불가능…법적 소송 가능성도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아주그룹(회장 문규영ㆍ사진)이 5년 전 한 사모펀드에 투입했던 수백억원대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이 펀드가 만기까지 투자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자 현물(주권)로 분배했는데 원금 수준으로 회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주그룹은 지난 2007년 8월 금융권 진출의 사전 교두보로 IWL파트너스가 14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리딩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리딩밸류 PE)에 계열사인 아주산업과 아주캐피탈 등을 통해 500억원 가량을 투자 약정을 맺고 최대 출자자(35.7%)가 됐다.아주그룹 외에도 KDB생명(옛 금호생명)이 125억원 이상을 약정했고, 연기금과 IWL파트너스 등도 투자자로 참여했다.리딩밸류 PE를 운용한 IWL파트너스는 W저축은행(옛 영풍상호저축은행) 지분 100%(700억 원)와 리딩투자증권 경영권 지분 32.67%(425억원, 밸류에프투 SPC2)를 매입하는데 총 1125억원을 투입했다.당시 아주그룹이 리딩밸류 PE에 실제 투자한 금액은 원금 374억원에 기타 부대 비용 등을 하면서 어림잡아도 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리딩밸류 PE의 성과는 양호했다. 업계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신뢰도를 높인 게 적중했다. IWL파트너스의 실세 사주인 박대혁 부회장을 비롯해 하나금융그룹 출신의 투자은행(IB) 전문가 김윤모 KTB프라이빗에퀴티 부회장 등을 영입했다.이들은 미국발 금융위기 한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에서도 정크본드 이상의 국내 우량 중견그룹의 회사채를 쓸어 담아 한때 1000억원대의 평가 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을 일컫는다.이후 김윤모 대표가 2009년 솔로몬투자증권(현 IM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고 초기 멤버들이 차례로 빠져 나감에 따라 사정이 악화됐다. 또 리딩투자증권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지연되고 W저축은행의 투자 유가증권 가치가 하락하고, 더불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가 상당부분 손실로 돌아오면서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이에 리딩투자증권은 지난해 초까지 상장이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였던 SSCP에 3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240억원 가량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에 놓이면서 사정이 더욱 힘들어졌다. W저축은행은 지난해 경영개선명령을 이행하지 못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결국 IWL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까지 리딩밸류 PE의 자산을 매각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게 돼 있었으나 투자 자산 부실, 매각 실패 등으로 인해 투자 자산의 지분을 출자 비율대로 나눠주는 현물반환을 결정했다.하지만 아주산업이 보유한 리딩밸류 PE 지분(25.8%) 평가액은 2007년 8월 322억원에서 그해 말 29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80억원으로 더 축소됐다. 여기에 아주캐피탈의 투자분을 고려하면 아주그룹의 리딩밸류 PE 투자 지분가치는 반토막 이하로 추정된다.이에 아주그룹은 일단 추가 손실 가능성을 우려해 현물반환에는 합의했지만 IWL파트너스에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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