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구자익 기자] 한국제약협회가 의약품 도매상들의 저가입찰을 제한했다가 수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의약품도매상들의 저가입찰을 제한한 혐의로 제약업체에 대해 5억원을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3일 밝혔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지난해 6월28일~7월19일 사이에 4차례에 걸쳐 1천311종의 의약품 입찰을 실시했다.이 입찰에는 35개의 의약품 도매상들이 참여, 84개 품목을 단 돈 1원에 낙찰받았다.이에 한국제약협회는 의약품 도매상들의 지나치게 낮은 입찰가격을 문제 삼고, 의약품 도매상들에게 의약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사정이 이렇게 되자 의약품 공급이 끊긴 16개의 의약품 도매상들은 입찰계약 보증금 6천만원을 포기하고 49개 품목에 대한 납품계약을 파기했다.납품계약을 유지한 15개의 의약품 도매상들은 의약품 35개 품목의 대부분을 다른 도매상들에게 비싼 가격에 사들여 납품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나머지 4개의 의약품 도매상들은 납품계약은 유지했지만 일부 납품 품목에 대한 계약은 파기했다.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도 계약이 파기된 49개 품목을 높은 가격에 다시 사들였고, 35개 품목도 구입절차가 지연되면서 병원운영과 환자관리에 차질을 빚었다.이에따라 공정위는 한국제약협회가 의약품 유통시장의 가격경쟁을 제한한 혐의(독점금지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했다.한국제약협회는 변호사를 통한 내부검토 결과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반행위를 강행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그러나 한국제약협회는 의약품 도매상들의 1원 입찰행위는 부당염매 행위로, 병원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1원 낙찰을 강요하고 있다며 공정위 조치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1원 입찰이 정책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이것이 한국제약협회가 제약사의 입찰 참여 여부와 가격결정을 제한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