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유통업체들도 정규직화 움직임 이어질 지 귀추 쏠려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신세계 이마트가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하도급인력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이마트는 전국 146개 매장에서 상품 진열을 전담해왔던 하도급인력 1만 여명을 다음달 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8일 고용노동부가 판매 도급사원들을 불법 파견으로 규정하고 이를 직접 고용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이에 따라 해당 직원들은 정년이 보장될 뿐 아니라 상여금과 성과급도 정규직과 똑같이 받아 소득수준이 27% 가량 높아진다.이밖에도 학자금 지원, 의료비 지원 등 정규직에 주어지는 복지혜택도 누릴 수 있다.이마트는 앞으로 연간 6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07년 파트타이머였던 캐셔직군 5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상품진열 직원인력도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업계는 이번 조치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마트는 당초 지난 해 정규직 전환을 검토했지만 경영상의 부담으로 의사결정을 미뤘다.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받게 됨에 따라 도급인력들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하도급 인력 사용이 불법인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소모적 논쟁을 버리고 상생의 길을 택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산업 전체에는 1만5천여명이 넘는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있다"며 "(이마트의)이번 조치를 계기로 기업들이 이들의 정규직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특히 일각에서는 이마트의 이번 조치에 대해 최근 사내 직원 사찰 파문과 빵집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신세계 그룹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주요 타개책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이마트 허인철 대표는 "기존 정규직 직원들이 성과를 공유하고 함께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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